코로나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3차 대유행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중중환자가 발생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몇몇 의료원은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임시 병상을 늘리는 수준이다. 우리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미국은 매일 확진자가 22만명 이상 늘어나고 사망자가 1분당 한 명 정도 나올 정도다. 유럽도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느슨한 방역을 계획했다가 거두어들이는 추세다. 브라질은 확진자가 통제 불능일 정도로 불어나면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코로나 백신 도입과 관련해 심각한 논란이 일어나는 실정이다.
올 초 코로나 확진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는 여름을 지나면서 종식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철통같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더라도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감염을 막기는 어려운 상태다. 그래서 각국마다 절실한 소식이 코로나 백신 접종이다. 영국은 90세 할머니를 시작으로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도 곧 접종 시작을 할 움직임이다.
그런데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민심이 심상치 않다. 보통 10년 걸려야 할 백신 개발이 일년 내 급히 이루어지면서 안전할지 그리고 후유증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정치적으로 코로나 백신 공급을 언급하면서 사회 갈등까지 염려된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가 지난 3~7일(미국 시각)까지 1117명의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여부'를 물어보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백신을 곧 접종할 예정인 미국 국민들의 여론이 이렇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칫 코로나 백신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예견된다. 과연 '백신 갈등'이 무서운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백신 갈등'이 두려운 첫 번째 이유는 '부작용'이다. 영국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나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화이자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었다. 총리 스스로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어느 나라보다 더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접종 이후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사례가 당국에 접수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금 개발되어 공급되는 코로나 백신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빨리 개발이 종료된 경우다. 비상시국으로 판단되어 각국 보건 당국은 앞 다투어 승인을 내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접종을 받은 후 발생할 다양한 부작용 사례가 아직 다 포착되지 않았다고 한다. 부작용이 예상보다 더 많이, 더 심각한 경우라면 백신 접종을 두고 사회적 갈등과 불안은 더 확산된다.
두 번째로 발생할 백신 갈등은 '무책임'이다. 정부는 코로나 백신 확보 현황과 접종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약사와 계약사항은 보안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공개는 못하지만 계약 내용은 철저할까. 코로나19 국면은 전례가 없는 감염 재난이다. 그러므로 코로나 백신 또한 비상 처방이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예방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책임 보상은 중요하다. 계약서에 확실히 명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주요 계약대상인 아스트라제네카 경우 계약 협상에 면책 요구를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부는 부작용으로 건강 이상이 발생하는 경우 '정부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가 무한 책임을 져 준다면 몰라도 부실 계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궁극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무서운 이유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두렵게 만드는 이유는 '정치성'이다. 백신에 대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검찰 개혁 갈등인 '추윤 갈등'으로 피로감이 극도에 달해 있다. 서로 협력해도 모자랄 판인데 서로 끝판 대결을 벌이고 있어 정치 혐오까지 유발되는 지경이다. 정부에서 코로나 백신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반 국민 접종 시기와 제약사별 접종받고 싶은 선택권은 명확하게 알려 주지 않았다. 접종이 시작될 무렵인 내년 4월은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있다. 백신 공급이 정치와 결부되어 이해하지 못할 가짜뉴스로 도배될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다른 건 몰라도 코로나 백신 공급이나 접종에 정치는 개입하면 안 된다. 그렇지만 진영으로 나누어져 이판사판 끝판 대결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이 그것을 헤아릴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침체된 경제의 반등을 위해 코로나 백신 접종은 불가피하다. 이럴 때 정치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사회지도층이 먼저 나서 '부작용', '무책임', '정치성' 불안을 씻어내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접종에 나설 생각은 있는가. 국민들의 돌직구 질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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