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윤 기자] 꾸준히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들어 1100원대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코로나19 변종 등장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각국에서 연말연초 방역 대책이 강화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달러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9원 내린 달러당 1103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코로나19 백신이 속속 보급된 데다 미국 경기부양책이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로 이달 7일 1082.1원으로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세를 이어가다 지난 21일에는 13거래일 만에 1100원선까지 올라,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달러 강세 현상은 영국 등에서 발견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수도 런던을 비롯해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전 세계 40개국이 입국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여기에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정부에서 방역 대책을 강화한 이유도 있다. 국내에서는 2.5단계 거리두기에 더해 내년 초까지 '5인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지는 등 방역 지침을 강화하면서 연말연초 소비 충격이 불가피해졌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9원 내린 달러당 11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최근의 달러 강세 수준을 이어갈 순 있지만, 내년 원달러 환율의 중장기적 방향성은 ‘약 달러’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저금리 기조와 재정적자 확대로 달러 약세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추가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켜 달러를 추가로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러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백신 보급에 따라 내년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 전세계 경제 회복이 예상되는 것 역시 지속적인 달러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이유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에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많아지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되는 부분도 달러 약세 흐름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달러화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0.25까지 낮아졌다.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한 3월에 103.60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연중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전망으로 “내년 초까지 달러가 현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약세를 나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모멘텀상 11월부터 미국이 유로존보다 강한 모습을 나타내게 됐는데 이를 감안하면 달러는 당분간 소폭 상승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지속되는 양상이며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개선 국면에서 신흥국 통화 지수는 상승하고 있다"면서 "미국 제조업 재고율 하락과 기업마진 개선 전망 등은 경기 회복에 따른 달러화의 약세 방향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정윤 기자 j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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