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에는 아동학대 예방 간담회 등 민생 문제를 챙기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연일 광폭행보에 나서고 있다. 보수 인사들을 잇달아 만난 데 이어 민생현장의 문제까지 챙기는 데 나선 것은 중도와 보수 지지층으로 외연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대응 간담회에서 "국가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적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고, 이는 중앙 정부뿐 아니라 서울과 같은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라며 "정인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지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 대표는 "자치경찰이 도입되면서 업무가 이원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도 크다"며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 현장대응은 자치경찰이 하고 수사는 국가경찰이 하게 되는데, 협력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서로 책임을 떠넘겨서 공백 상태가 생길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참석했다. 이 교수는 "아동학대 전문가가 초기에 함께 대응하는 한편 (현장 대응 등의)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업무지침 안에는 (아동학대) 위험성에 대한 초기 긴급 판단 기준까지 포함돼 전문화된 수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에 확실한 권한이 보장돼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동 사건에는 경찰만 그런 권한을 갖는 것이 아니라 아동 학대 사건 전문가가 한꺼번에 같이 투입돼야 한다"며 "경찰, 아동학대 전문기관, 지자체 아동학대 전담팀이 초기부터 협력적으로 대응하는 형태가 구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지난 5일 아동권리보장원을 현장 방문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안 대표는 지난해 3월 대구에서 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를 하며 여론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현장 행보로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3일동안 보수 인사들을 만나며 보수층으로 지지층을 확장하려했던 것에 연장선상의 행보다.
안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일각의 요구에 대해 "어떤 정당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보다 더 크게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정하는 중요한 선거에 야권이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그것에 대한 생각부터 공유하는 게 먼저 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향해 '문재인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우리의 상대는 여권후보라는 점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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