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산업용 로봇 늘면 일자리 줄어든다"
9년새 로봇운용 8배 증가
자동차 로봇침투 가장 커
고부가가치 산업 발굴해야
2021-01-27 15:15:24 2021-01-27 15:51:15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보급된 산업용 로봇이 해당 산업의 종사자를 대체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침투 1단위 상승 시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은 약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로봇침투도 1단위 상승시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은 약 0.1%포인트 낮아졌다.  
 
우리나라 산업용 로봇 운용 대수는 2000년 3만8000대에서 2018년 30만대로 8배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의 세계 전체의 산업용 로봇(75만대→243만8000대)의 3.2배에 비해 높은 수치다. 
 
주요국 산업용 로봇 운용 대수를 살펴보면 중국(9000대→25만6000대)을 제외한 일본(36만1000대→30만2000대), 미국(12만2000대→22만2000대), 독일(11만6000대→17만8000대) 등에 비해서도 증가세가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로봇 활용 유인이 큰 산업들이 우리나라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기술발전으로 글로벌 로봇가격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이 빠르게 보급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생산에서 전기·전자(32.2%), 화학(15.4%), 운송장비(11.0%), 기계장비(9.1%)에서 산업용 로봇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업종은 상대적으로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이 높은 곳이었다.  
 
특히 산업용 로봇의 종사자 대비 규모를 보여주는 로봇밀집도(제조업 종사자 1000명당 로봇 운용 대수)는 2010년 이후 자동차, 전자부품·컴퓨터 등의 산업에서 로봇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로봇침투도는 2010부터 2018년 사이에 연평균 6.3단위 상승했다. 전자부품·컴퓨터 산업의 로봇침투도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연 평균 3.05단위 상승했다. 다만 2017년 글로벌 반도체 호황으로 부가가치가 전년대비 22.8% 증가하면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식료품 및 섬유 산업은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에 각각 연평균 0.05단위, 0.001단위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산업용 로봇 보급은 대체효과를 통해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감소를 가져왔다. 로봇침투도가 1단위 상승할 경우 종사자수 증가율이 0.11~0.12%포인트 하락했다. 부가가치를 제외하고 산업용 로봇이 제조업 종사자 1000명당 1대 추가로 증가할 경우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이 0.1%포인트 정도 하락했다는 의미다. 
 
아울러 로봇침투도가 1단위 상승할 경우 해당 산업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0.27~0.2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앞으로도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발전으로 산업용 로봇의 역할이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일자리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은 측은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로봇 보급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로봇 보급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가 업무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발굴하면서 부문간 노동이동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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