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후보군 5문5답 ②주거 안정)김영춘 '공공주택' 박형준 '주거사다리' 이언주 '재개발'
동·서부 지역격차 해소 공감대…공공주택·재개발 등 공급 방안 초점
2021-01-28 21:00:00 2021-01-28 21:00:00
오는 4월 7일 부산시정 1년을 책임질 새로운 부산시장을 선출한다. 3개월도 채 남지않은 이번 선거에 정치권은 일찍이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궐시장의 판도는 문재인 정부 지키기와 심판론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에 <뉴스토마토>는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340만 부산시민의 1년 삶을 책임질 수 있는 각 후보의 정책을 비교·조명하고자 한다. 부산시민들은 각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통해 더이상 이념 잣대가 아닌 내 삶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①가덕도 신공항 정책을 시작으로 ②주거 안정 ③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④청년 일자리 ⑤성비위 해결 구상을 각 후보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해운대 등 동부권으로 몰리는 수요로 부산의 부동산 시장 역시 급상승 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각 후보들은 공급 확대와 수요 분산을 중점에 둔 주거 안정 정책을 제시했다.
 
27일 <뉴스토마토>가 여야 부산시장 후보군에 요청한 5가지 정책 질의와 후보가 직접 밝힌 바 있는 주거 안정 정책을 종합하면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서민과 청년층을 위한 '공공주택',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맞춤형 주거지원 정책을 통한 '주거 사다리',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공급 확대를 위한 '재개발'을 공약으로 내놨다.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후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무명일기'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식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춘 '공공주택'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인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공공주택에 초점을 맞췄다. 김 전 장관은 우선 부산의 부동산 문제에 대해 약 10년 사이에 평균 30% 가량이 올랐다고 지적하며 "자산가치의 격차는 최근 2~3년 간 급격히 벌어졌다"고 짚었다.
 
그는 해당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역 불균형에서 찾았다. 김 전 장관은 "부산은 해운대를 포함한 동부권에 비해 서부권이 많이 낙후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해법으로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한 뒤 그것을 중심으로 서부산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허브를 조성하고, 북항재개발지구와 그 배후의 원도심을 리모델링하면 전체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이 주거 관련 정책 공약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 한다고 밝혔다. 우선 단·중기적으로는 서민이나 청년층이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질 좋은 공공전세주택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또 재개발이 진행 중인 북항 인근 역세권 개발이익과 원도심 도시재생사업 등을 활용해 그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1·2인 가구 청년주택을 대폭 확대시키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기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지난 15일 오전 부산 동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형준 '주거 사다리'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현재 부산의 주거 문제를 맞춤형 주거지원 정책을 통한 '주거 사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현재 주거 현실에 대해 4가지 문제점을 짚었다. 최근 5년간 5배가량 상승한 집값과 베드 타운으로 전락한 신도시, 60% 이상의 30년이 넘은 노후건물, 라이프 스타일을 무시한 채 일률적인 아파트들 등이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박 교수는 3대 원칙을 통해 풀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건전한 주거소유 욕구를 적극 수용하고 중상층을 넓히는 주거정책과 취약계층 주거복지정책을 구분하고 가구구조 변화에 상응하는 주거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3대 방향으로는 세대와 계층 간 맞춤형 주거 지원 정책 실현, 도심권과 역세권의 공공부지 개발로 주거 수용력 확대, 20년 이상 된 낡은 아파트와 노후 단독주택의 리모델링 적극 지원을 제시했다. 그는 이같은 원칙과 방향을 바탕으로 3대 전략을 추진한다.
 
첫 번째는 도심형 복합 용도 컴팩트 타운 조성이다. 그는 북항 등 개발이 계획된 도심지역에 직장과 주거를 통합한 컴팩트 청년타운과 50대 이상을 위한 비즈니스 복합타운, 여성 친화형 1인 가구 안전 복합타운 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두 번째 전략은 하수처리시설이나 폐교 등 도심부에 있는 도시기반시설을 활용해 저가 주택을 공급하고 지하철 역사 개발을 통해 청년 주거와 창업 복합타운을 만들겠다고 했다. 끝으로 노후주택들을 정비하고 아파트와 저층 테라스형 주택을 확대 공급하는 '라이프 스타일 맞춤형 주거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또 "현재 재개발, 재건축에 통상 15년 이상 걸리는 기간을 관청의 추진 단계 간소화와 신속 처리로 대폭 줄이겠다"며 "법을 고치지 않아도 처리 시한만 지키고 불필요한 단계를 축소 통합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20년 이상 오래된 아파트 10만 호의 리모델링 사업과 청년, 신혼부부 첫 주거 공간 마련을 위한 2억원 한도 5년간 무이자 대출 지원 방안도 내놨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언주 '재개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의 주거 안정 문제의 핵심을 '재개발'에 맞췄다. 부동산 수요를 분산시키고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 공급 방안은 신규 건축 보다는 노후된 아파트의 재개발이나 리모델링을 활성화 해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신도시의 신규 건축이 구도심의 오래된 집들의 슬럼화라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구도심·원도심의 오래된 집들을 리모델링하거나 재개발해 살만한 지역으로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리모델링 및 재개발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도시재생 한답시고 화단 만들고 벽화 그리는 것, 살고 있는 주민 입장에서 보면 도로 등 주거 여건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부산시가 일정한 지분을 가진 투자자 개념으로 도시재생에 참여해 계획 입안부터 실행, 사후관리까지 모든 면에서 치밀하게 관리하고 그 효과와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요 분산과 관련해서는 해운대 등 일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해운대 등 일부 지역의 학군 등 거주 여건이 낫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고 집값이 오르고 있다고 판단하고 거주 여건이나 학군이 떨어지는 침체된 지역의 거주 여건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교통 시설을 적극 투자해 집값이 급등하는 동남쪽 외에 나머지 지역에도 주택 수요를 분산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의원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닌 자신만의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는 "공급을 옥죄고 금융을 틀어막아서 현금이 없는 사람은 집을 못 사게 만드는 문재인식 부동산 정책이 아닌, 대출 규제 완화를 통해 기본 회계 원리대로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부채를 포함해 자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출과 융통의 사다리를 열어줘 자산을 늘릴 가능성을 키워주겠다"고 했다.
 
또 "거래세에 해당하는 양도세나 취득세를 인하해 줄 것을 중앙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겠다"면서 "거래세 인하를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그래야 집 급매가 많이 나오고 집값이 오히려 안정화된다. 재산세 인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부산 지역의 부동산 가격 인상으로 보궐선거 후보들은 안정화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야경.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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