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중국을 제외한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백신보급과 대규모 재정부양책에도 경기 회복 둔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U의 경우는 확진자 수 증가로 이동 제한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백신접종 진행도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경우는 코로나19 재확산 심화로 회복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를 보면, 미국과 EU, 일본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제히 부진한 경제지표를 보이고 있다. 우선 미국은 12월 소매판매가 0.7% 감소하는 등 3개월(10월 -0.1%, 11월 -1.4%) 연속 추락하고 있다.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증가하는 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11월 실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740만5000명, 12월은 835만5000명, 1월 870만명을 기록했다.
EU의 11월 소매판매가는 전기대비 6.1% 감소했다.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 8월 이래로 기준치(기준=50)을 하회하고 있다. 1월 서비스업 PMI는 45.0이다.
일본은 생산과 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등 미약한 경기흐름이 지속됐다. 산업생산은 10월 4.0%에서 11월 -0.5%로 감소 전환했다. 수출도 11월(전월대비 -0.3%)에 이어 12월(-0.1%)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는 등 두 달째 하락했다.
이 같은 경제지표 부진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이동 제한 조치와 백신 접종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U 회원국은 지난달 27일 백신접종을 시작했지만 접종률이 지난 25일 기준 인구 100명당 2.1명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 각국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입국제한을 강화했다"며 "독일은 이동제한조치를 2월 연순까지 연장했고 이탈리아도 국가비상사태를 4월 말까지 연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도 경기 회복세가 주춤해지면서 9000억 달러 규모의 코로나 대응 부양책 외에 지난 14일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부양책을 상반기 중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는 1조 달러 내외 규모로 축소돼 2~3월 중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도 코로나 재확산 심화로 수도권 등 주요 지역에 긴급사태를 재발령하면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1월 도쿄 등 수도권 4개 지역과 오사카 등 7개 지역의 긴급사태 선포로 음식점 등 영업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단축됐다.
중국은 내수와 수출 모두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7.3% 증가했고 수출도 18.1% 늘었다. 12월 기업 심리지수(PMI)도 제조업(51.9), 서비스업(54.8), 건설업(60.7) 모두 3월 이후 기준치(50)를 상회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럽지역은 코로나 백신접종이 시작됐지만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백신접종 모습. 사진/뉴시스·AP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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