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학생들 "'교원 편중' 총장 직선제, 학생 참여 확대하라"
TF구성부터 학교와 대립…"학내 구성원 보호할만큼 비교원 비중 늘려야"
2021-02-02 16:37:38 2021-02-02 16:37:38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학생들이 올해 5월 도입 예정인 총장 직선제에 학생 참여 비중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직선제 틀을 짜기 위한 협의체 구성에서부터 학교와 대립하는 중이다.
 
한예종 중앙운영위원회는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예종 석관캠퍼스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총장 선거제도 개선 추진위원회TF(총장선거개선TF)의 민주적 조정 △후보 선정 규정에 학생 의견 적극 반영 △비교원 투표 비중 50% 등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중앙운영위 학생들은 "지난달 시작한 총장선거개선TF는 "의석수 24석 중 교원 18인, 직원 4인, 재학생 2인으로, 정교수를 제외한 학내 구성원 의견 수렴 절차는 전무했다"며 "공정하고 수평적인 논의가 지속되지 못할 것에 학생 측은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교원 측은 교육공무원법을 들어 '비교원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으나 교원 의견과 상충될 경우 교원의 합의된 의견에 따라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며 "꾸준히 개정이 요구되고 있는 불합리한 법률 근거 하나로,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원을 뺀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배제하려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을 보면 전체 의석수 23석 중 교원 18인, 직원 3인, 재학생 2인이며, 입후보 자격 중에는 전임교원 15인의 추천이 명시된 상태다. 총학생회는 "교원 측은 평균적으로 교원 85:비교원 15의 투표 가중치 비율을 요구한다"면서 수정안을 촉구했다. 총추위를 전체 교원 8인, 직원 7인, 재학생 8인의 비율로 구성하고, 입후보 기준을 전임교원 15인을 포함한 선거인 50인 이상의 기명 추천을 받은 자로 정하며, 교원과 비교원의 투표 가중치를 동등하게 맞추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실질적인 직선제 참여권을 얻으려고 하는 이유는 성폭력을 비롯한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학내 구성원이 학교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한예종 영상원 학생 성평등위원회의 김윤겸 신임 위원장은 "위원회가 자체 시행한 학생 설문은 젠더 폭력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교실이며 (가해) 주체는 교·강사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무엇보다 엄벌해야 하는 교원 성폭력에 한예종은 무감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된 데에는 총장의 책임이 크다. 항상 책임지려 하지 않고 그 순간만 모면하려는 태도에 학생이 너무 지쳐버렸다"면서 "그저 허울로 학생 위원 몇 명 넣어주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의견 개진할 수 있는 비율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 본부는 아직 직선제 학생 참여 확대에 대해 뚜렷하게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중앙운영위원회가 2일 오후 한예종 석관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참여 총장 직선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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