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청년 뮤지션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가장 어려운 점이 연습 공간과 주거공간 2가지였습니다. 집에서는 창작 활동하기 어려운 여건이고, 그렇다고 해서 민간 스튜디오를 이용하자니 너무나 비싼 것이죠."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지난 3일 <뉴스토마토>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오는 2025년 전후로 구축될 '창동 신경제'가 서울아레나라는 거대 공연장만으로는 활성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음악가를 모여들게 해 음악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30여년 전 식품 중심 제조업체들이 지방으로 이전한 뒤 빈 자리에는 아파트 형식의 주거가 자리잡게 됐다"며 "생산 기반이 취약해지고 '잠자는 도시'가 돼버린 도봉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문화라는 답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공공스튜디오 100개를 조성함으로써 저렴하면서도 최고 수준의 창작 환경을 조성해 전국에서 가장 집적된 음악산업 기반을 만들겠다"면서 "문화산업단지 내 200개 정도의 주거공간을 청년 뮤지션에게 제공하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약했다"고 말했다. 공공스튜디오와 주거공간은 49층짜리 창업문화산업단지인 '씨드큐브 창동'에 들어서게 된다. 씨드큐브 창동은 지난 2019년 11월 착공해 완공 목표 시기는 오는 2023년 5월이다.
도봉구는 2만석 규모의 K-팝 아레나 공연장이 들어서면 1만3000명의 새 일자리, 300개의 문화기업이 새로 창출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창동 신경제라는 단어 중 경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GTX-C 노선이나 KTX 노선은 공연 보기 위해 전국 또는 해외에서 오는 관람객의 이동 수단이 될 뿐 아니라, 도시 활력이 증진되고 도봉구로 (인력이) 유입되는 요인도 제공하는 교통 인프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창동 이외에 쌍문·방학·도봉동 등 나머지 3개 행정동의 지역 발전 역시 관내 현안에 속한다. 이 구청장은 "창동 외 다른 지역에 사는 도봉구 주민은 상대적으로 소외감 같은 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시설을 모든 동에 똑같이 (조성)할 수는 없겠지만, 주민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생활SOC들이 확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쌍문동 채움도서관이 생겼고, 올해 6월쯤은 도봉동 '김근태도서관'에다가 방학동의 경우 2025년 800억원 규모의 시립도서관이 생긴다"면서 "도봉동 평화문화진지는 도봉구 대표 명소 내지는 서울 내에서 상당히 이름있는 명소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도봉·쌍문동에 복합체육시설이 들어서 수영장을 비롯한 다양한 체육 시설을 주민이 이용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수영장의 경우 한번 회원 가입한 뒤에는 돌아가실 때까지는 다른 사람이 못 들어올 정도로 수요가 많다"면서 웃었다.
상대적으로 서울 변방에 위치하고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25개 자치구 중 가장 적은 만큼, 국토교통부의 최근 주택 공급책이 끼칠 영향도 관심사다. 이 구청장은 "30년 이상 노후 거주지가 많고, 저층 주거지 개선이 필요하다"며 "여러 가지 요건을 살펴봐야겠지만 도봉구와 같은 오래된 주거 지역 개선에 있어서 상당한 기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각종 개발과 대중교통 확충, 인력 유입으로 인해 배출될 탄소 역시 도봉구가 신경쓰는 이슈다. 지난해 서울 최초로 9월 '2050 탄소중립 전략계획'을 수립해 '그린빌딩', '그린 모빌리티', '그린 에너지' 등 7개 세부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300억원 넘는 예산으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인벤토리' 구축 △어린이집 14곳 및 경로당 4곳에 대한 에너지 효율 리모델링 △태양광 패널 구청 건물 부착 등을 시행한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지난 3일 도봉구청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신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도봉구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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