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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에버랜드로 대표되는
삼성물산(000830) 리조트 부문이 지난해 3분기 역성장을 기록했다. 테마파크 업계 내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롯데월드가 서울 도심지라는 입지적 특성을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흡수하며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푸바오라는 지적재산권(IP)에 대응할 콘텐츠와 폭염 등 기후 리스크에 대한 대응 부족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삼성물산 리조트)
슈퍼IP '푸바오' 공백으로 꺾어진 수익성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매출액이 지난해 3분기 53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 동기(5806억원) 대비 7.53% 감소한 수치다.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은 '에버랜드'의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파크·골프·조경 등 생활에 밀접한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기간 지속된 폭염 등 영향으로 레저 수요가 감소하면서 외형이 줄었다.
리조트 부문 영업손실도 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리조트 부문이 삼성물산의 연결 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에 불과하지만, 건설과 패션이 덩달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전체 실적도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29조9098억원으로, 직전년도 동기(31조110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앞서 리조트 부문 매출액은 지난 푸바오가 태어난 2020년 7월 이후 2021년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과 함께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19년 6960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426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1년 5171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인 후 2022년에는 7566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푸바오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2021년 이후 에버랜드의 실적 성장이 지속됐다. 한국 최초 자연 번식 판다로 탄생해 강철원 사육사와의 교감을 통해 푸바오가 보여준 서사가 팬덤 경제로 이어지면서다. 지난 2023년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에버랜드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한 푸바오 팝업 스토어를 통해 푸바오 굿즈 11만여개가 판매되면서, 관련 매출 1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2024년 9월 개봉한 푸바오 주연 영화 '안녕, 할부지'는 개봉 첫 날부터 관객수 3만9560명을 불러 모으며 당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했던 '푸바오 열풍'은 지난 2024년 바오가족과 쌍둥이 동생인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푸바오를 뛰어 넘지는 못했다. 인스타그램 게시글 수를 비교하면 21일 오후 1시쯤을 기준으로 후이바오와 루이바오는 각각 18.6만, 18.4만개로 푸바오(32.4만개)를 뛰어 넘지 못하고 있다.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태그 수도 18.2만, 17.8만에 머물렀다.
삼성물산 측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에버랜드는 바오패밀리를 비롯한 동물원 뿐 아니라 어트랙션, 공연,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운영중인 곳으로, 푸바오와 바오패밀리만의 집객 효과 변동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추산 불가능하다"면서도 "푸바오 이후 바오패밀리에 대한 화제성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후리스크에 '직격탄'…향후 대응책은?
이 가운데 지리적 입지와 우천과 폭염으로 인한 테마파크 입장객 감소도 에버랜드의 역성장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2933억원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동기(2845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서울 중심으로 관광활동이 밀집된 가운데 해외 입국객 증가 수혜를 받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방한관광객수는 총 1622만9667명으로 직전년도 동기(1404만2403명) 대비 15.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롯데월드는 포켓몬 등 외부 IP와 협업한 시즌별 축제 콘텐츠, 신규 공연 도입 등으로 입장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지난 11월에는 잠실 롯데월드몰 전역에서 5개 계열사와 함께 닌텐도 팝업 스토어·체험존·스탬프 랠리 등 협업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천관광공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외국인 관광객 전용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에버랜드는 실외테마파크라는 점에서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 등 세계적인 테마파크를 경쟁자로 삼고 있다. 하지만 강력한 유입 콘텐츠가 부재한 탓에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에는 푸바오가 이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중국에 반환하면서 이를 대체할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우천과 폭염도 리스크가 됐다. 지난해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폭염일수는 전국 기준 29.7일로 지난 2018년 31일, 2024년 30.1일 다음으로 최근 10여년 중 가장 많았다. 강수일수도 108.9일로 100일을 넘어섰다. 지난 2016년부터 최근 10년단 5번째로 많은 강수일수다.
이에 업체 측은 장기 기상 예보에 따라 축제 기간 및 콘텐츠 라인업을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계절 특화 콘텐츠를 지속 개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파크 주변 다양한 인프라를 연결한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 경험 강화, 솜사탕 멤버십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전개하는 한편 시기별 파크 컨셉과 어울리는 다양한 신규 콘텐츠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에버랜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디즈니랜드와 경쟁하게 된 구조이지만 자체적인 컨텐츠와 IP는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푸바오와 같은 IP의 부재가 실적에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특히 야외 테마파크라는 점에서 기후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 더위를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중국의 얼음축제나 태국의 송크란 축제와 같이 기후 리스크를 역이용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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