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테슬라가 국내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반영해 최근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현대자동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가 다음주 글로벌 공개를 앞둔 시점에 테슬라가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가격 책정을 두고 현대차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오는 23일 오후 4시 온라인을 통해 아이오닉5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5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등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순차적으로 출시된다는 점에서 아이오닉5의 흥행은 현대차그룹 전동화 전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13일 외부 티저 이미지, 이달 15일 내부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지만 가격이나 제원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테슬라 모델Y, 모델3 판매금액을 감안해 아이오닉5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15일 공개한 아이오닉5 내부 티저 이미지. 사진/현대차
테슬라는 지난 12일 모델Y를 국내 출시했다. 시작가격은 스탠다드 레인지 5999만원, 롱 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이다. 특히 롱 레인지의 주행가능 거리는 511km에 달한다. 테슬라는 같은날 2021년도 모델3의 금액도 발표했다. 스텐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기존과 같지만 롱 레인지는 647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인하됐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2021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차량가격이 6000만원 미만이면 보조금 100%, 6000만원 초과 9000만원 미만은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다. 9000만원을 초과하는 차량은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테슬라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 모델3 롱 레인지 트림의 가격이 5999만원으로 결정된 것은 보조금 100%를 받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는 “올해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폭스바겐, BMW 등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로 인해 업체들도 가격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테슬라 모델Y가 전시된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당초 모델Y의 시작가격은 6000만원대, 아이오닉5는 5000만~6000만원선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모델Y의 가격이 5999만원으로 결정되고 모델3 롱 레인지도 보조금 100% 구간으로 적용되면서 아이오닉5의가격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현재 글로벌 전기차의 위상이나 입지를 감안했을 때 아이오닉5가 모델Y보다 경쟁력에서 앞서러면 최소한 가격이 낮아야 한다”면서 “다만 테슬라는 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췄지만 현대차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가격을 내리려고 해도 인하폭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오닉5의 가격대는 대략 4700만~6400만원 사이로 예상한다”면서 “현대차가 고심을 거듭하겠지만 모델Y와 비슷한 스펙의 차량은 10%가량 낮은 5300만~5400만원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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