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증시 직상장'…이커머스 '지형도' 바뀐다
신사업 중심 공격투자 예상…국내 '합종연횡' 가속화
2021-02-15 16:22:56 2021-02-15 17:46:50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쿠팡이 한국 기업 최초로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절차에 착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후 공격적인 투자로 최소 수조원의 자금을 국내 시장에 투입하면서 유통대기업과 플랫폼 기업까지 가세한 경쟁 업체들의 인수합병, 업무제휴 등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쿠팡의 평가 가치를 500억달러(55조2500억원)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최소 수조원의 자금을 마련해 국내 유통업계 주도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물류 투자와 함께 '쿠팡이츠', '쿠팡페이', '쿠팡플레이' 등 전방위적인 사업 영역 확대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선 현재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커머스 부문을 강화하고 있으며, 롯데와 신세계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공룡들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160조원 규모로 전년 135조원 대비 19% 성장했다. 네이버는 제휴를 통해 플렛폼 사업자의 한계를 돌파하고 있으며, 11번가는 유통강자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만난 것도 쿠팡에 맞서 공동 대응책을 구상하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각을 공식화한 이베이코리아의 향방도 판을 흔들 주요 변수다. 거래액 19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단숨에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5조원 내외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롯데, 신세계, GS리테일,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쿠팡의 상장으로 이커머스 업체들이 기업가치 재평가 기회를 맞으면서 자금 확보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티몬은 외부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하반기 상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티몬은 시간에 따라 할인 상품을 내놓는 특가 기획전 '타임 커머스' 모델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밖에 IPO를 계획하고 있는 11번가, 위메프, SSG닷컴도 쿠팡의 상장에 따른 밸류에이션 영향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투자 확대로 이커머스 업계의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경쟁력 강화와 자금 확보를 위해 이뤄지는 기업 간의 협력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라고 말했다. 
 
15일 서울 서초구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쿠팡 배송트럭 모습.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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