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아이가 친구를 만날 생각에 좋아뿐더러, 친구를 떠나서도 학교 생활에 기대가 많아요."
신학기 첫날인 2일 3학년 자녀를 서울 포이초등학교 교문으로 들여보낸 박모씨(44)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돌봄교실에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오랜만에 학교에 나왔다"며 "걱정도 되고 좋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역시 3학년 딸을 데려온 김모씨(42)도 "코로나가 걱정 안되는 건 아니지만 학교에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애가 선생님을 처음 만날 기대하고 설레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은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같이 등교한 2학년과 3학년 형제는 "헤어진지 한 달도 넘은 친구들을 만날 생각하니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좋아하면서도 혹시 모를 감염 위험 걱정도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들고 온 가방을 아이에게 메주다가 혹시 빠뜨린 준비물이나 방역 물품이 있을까 열어보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들은 주로 여분의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가방에 담고 있었다. 어떤 엄마는 딸을 들여보내고 교문 밖에서 아이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다가 결국 교문 내로 들어가 자녀를 가까이 다시 살피기도 했다.
2일 서울 강남구 포이초등학교 교문 앞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의 준비물을 챙겨주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학교 측은 안전 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최은실 교감은 "1년만에 등교 수업이 이뤄진 것은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전국민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해 기쁘고 의미있는 등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등교수업 일정 프로그래밍할 짤 때 모신 학부모들은 그래도 학교가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해, 기대 부응할 수 있게, 방역을 좀더 촘촘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가 가장 많이 모일 급식실과 식기를 특별히 소독하고 가림막을 좀더 보강해서, 디귿자 형으로 준비 중"이라며 "급식실 앞 열화상카메라 설치해 들어가기 전에, 나오기 전에도 열 체크하도록 하고 학교에 방역 도우미를 배치했다"고 말했다.
또 "작년에는 6학년이 많이 덜 나와 올해는 그러지 않도록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일주일에 평균 2.5일 나오도록 했다"면서 "첫주는 사흘, 둘째주는 이틀 등교하는 식"이라고 부연했다. 초등 1~2학년과 유치원생, 특수학교 학생, 고3은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돼 매일 등교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2만512곳 중 92.8%인 1만9030곳이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학사일정을 조정한 나머지 1482곳 중 재량휴업·방학, 폭설 등의 사유가 있는 학교들은 1432곳이며 원격수업 전환 학교는 수도권과 경북 지역 50곳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는 경기 동두천시 36곳, 경북 11곳, 서울과 인천 각 1곳이다.
학교 구성원 확진자도 수도권이 두드러졌다. 학생 확진자의 경우 경기 6명, 인천 2명, 서울과 세종 각 1명이었으며 인천에서 교직원 확진 판정도 1명 나왔다.
교육부는 기존 본예산보다 1646억원 증액된 76조6291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 제출해 방역과 정상 학습 모두를 달성하려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증액분 항목과 액수를 보면 △2학기 학교 방역인력 5만4000여명 380억원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 방역 등 보조인력 3500명 한시 지원 110억원 △초등학생 및 중학생 학력격차 해소하는 '온라인 튜터' 4000명 487억원 △대학 비대면 수업콘텐츠 및 자료 개발 지원 419억원 △코로나19로 인해 학부모가 실직·폐업한 맞춤형 근로장학생 선발 250억원이다.
아울러 정부는 원활한 등교 수업과 방역을 잡기 위해 학교 구성원의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뉴스공장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교사가 70여만명 정도 되는만큼 교직원을 한꺼번에 다 접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를 들어 보건교사라든가, 특수학교 교사라든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이 매일 등교하기 때문에, 학생 접촉이 가장 잦고 대면이 많은 교사를 중심으로 (접종) 우선순위 정해 질병청에 계속 요청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청운초등학교에서 등교지도 및 학생 맞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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