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적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차기 대선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총장의 행보가 대선으로 이어진다면 파급력도 상당할 전망이다. '1강 2중'의 현 대권 구도가 출렁이는 것은 물론 보수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당장 4월 보궐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총장이 사퇴까지 이른 과정과 시점, 남긴 메시지 등을 볼 때 대선을 1년 남기고 정계에 진출하리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윤 총장의 이날 발언 중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에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를 찾아 "고향에 온 것 같다"고 표현한 것도 야권 대선주자라는 역할을 감안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총장의 대선 출마라는 정치적 결단이 이뤄진다면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여권의 이재명 경기지사를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기존 야권 대선주자들의 경우 윤 총장이 대안으로 부상함에 따라 여론을 선점하면서 지지율을 잠식해 주목을 받기 어려워졌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윤 총장의 사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 총장의 정치권 입문이 보수야권의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까지는 국민의힘 입당보다는 제3당을 창당하거나 보수·중도의 유력 인사들과 손잡고 창당 없이 제3세력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제1야당으로서 반여 전선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국정농단·적폐청산 과정에서 윤 총장이 선봉에 섰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는 아직 일정한 거리감이 있는데다 국민의힘이 윤 총장을 대선후보로 인정할지도 미지수다.
당장 4월 보궐선거에 윤 총장이 야권 대선주자로서 역할을 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대선 전까지 큰 선거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보궐선거가 정치인으로서의 윤 총장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선거라는 지적이다. 윤 총장이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켜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면 대선주자로서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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