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음악저작권료 요율 산정 문제를 둘러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OTT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해외 대형 플랫폼의 국내 상륙도 예고되고 있는 만큼 업계는 정부가 하루빨리 일원화된 목소리로 정책을 내고 산업 진흥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토로한다.
9일 OTT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3사로 대표되는 국내 OTT 사업자들은 한국OTT협의회의 첫 회의를 이달 중 개최할 예정이다. 협의회는 OTT 규제 개선, 저작권 제도개선 등 정책·연구개발(R&D) 활동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들 3사는 앞서 음악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문체부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연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사진/한국OTT협의회
지난해 촉발된 음악업계와 OTT 업계의 음악저작권 갈등이 해를 넘어 올해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OTT에 적용할 영상물 전송서비스와 관련한 신설 조항이 담긴 음악저작물 징수규정 개정안이 문체부의 수정승인으로 올해부터 적용되며 OTT 업계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해당 조항에는 OTT의 음악사용료율을 올해 1.5%에서 2026년 1.9995%까지 올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OTT 업계는 문체부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의견만을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 중이다.
이와 별개로 이날 문체부는 OTT와 같은 신규 서비스의 저작권사용료 납부관행 정착 어려움 등 저작권 관련 음악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음악업계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 간담회에서 황희 문체부 장관은 "새로운 서비스가 나타나며 저작권과 관련된 관행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 처음에는 위기가 있을 수 있으나 상생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음악 저작권 업계의 목소리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OTT 산업의 최소 규제 원칙을 강조하며 'OTT 법제도 연구회'를 운영해 저작권 이슈, 산업 활성화 방안을 찾는 등 국내 OTT의 경쟁력 강화에 무게추를 싣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는 해외 OTT의 국내 시장 공세가 꼽힌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거대 플랫폼 2곳의 국내 신규 진출이 예고된 상태다. 마블, 픽사 등 유명 지식재산권(IP)으로 무장한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애플의 OTT 플랫폼 애플TV플러스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하며 하반기 출시 전망에 힘이 붙고 있다. 토종 OTT는 오리지널콘텐츠 확보 등 경쟁력 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투자 금액 등에서 해외 플랫폼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열린 OTT음대협 기자간담회. 사진 왼쪽부터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부장, 황경일 OTT음대협 의장, 허승 왓챠 이사. 사진/OTT음대협
내외부로 상황이 악화되자 OTT 업계는 정부의 일원화된 목소리를 촉구하고 있다. 문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각 정부 부처가 OTT 산업의 주무 부처를 주장하며 규제·진흥 정책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처마다 규제와 진흥 정책이 달라 방향성 측면에서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공통된 목소리를 낼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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