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지난주 넥슨이 발표한 메이플스토리 추가 확률 공개에 또다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 달성할 수 있는 일부 등급이 애초 획득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법제화에 대한 목소리에 더 힘을 싣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의 분노가 커진 상황에서 넥슨 이용자들은 회사에 제대로 된 해명과 소통을 위한 간담회를 요청하는 한편 집단 소송을 예고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 5일 메이플스토리의 구매형 아이템인 ‘큐브’의 세부 확률을 공개했다. 여기서 이용자가 얻을 수 있는 최고 아이템은 보스몬스터 공격 데미지 능력 3개를 갖춘 ‘보보보’와 몬스터 방어율 무시 능력 3개로 구성된 ‘방방방’이다. 그러나 넥슨은 애초부터 이 능력옵션을 최대 2개까지 획득 가능하도록 설정했다. 다시 말해 관련 능력 3개 확보를 요구하는 ‘보보보’와 ‘방방방’은 처음부터 존재할 수 없었던 아이템이었던 셈이다. 여기에다 이러한 사실조차 이용자에게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최고 아이템을 가지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이용자들 입장에선 실망과 배신감이 커진 상황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이용자들이 트럭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넥슨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그동안 보보보를 얻기 위해 큐브를 샀는데 사기 당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총대진이 나서 사측에 이유를 묻자 “일부 옵션의 경우 한가지로만 설정할 수 없게 제한한 사유는 게임 밸런스 유지를 위해 설정하지 않았던 것인데, 사전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사과드린다. 이런 문제들을 인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다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상에서 다시 논란이 되자 넥슨은 말을 바꿨다. 넥슨은 “사전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사과드린다”라는 당초의 말을 “관련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하는 것으로 말씀 드렸던 만큼, 향후에는 유사한 문제가 없도록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라고 정정했다.
메이플스토리에 등장하는 류드의 검. 장비 분류에 따라 재설정되는 잠재능력 옵션의 종류가 다른데, 넥슨은 일부 잠재능력 옵션(소위 '보보보', '방방방' 등)이 동시에 여러개 등장하지 않도록 로직을 설정한 이유는 2011년 8월 레전드리 잠재능력이 처음 추가될 당시의 보스 사냥이나 아이템 획득의 밸런스 기준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안내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안내를 애초에 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9일 회사측 참석 여부를 공지하기로 한 간담회를 놓고도 넥슨은 이용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용자들은 넥슨의 비협조적인 소통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모임인 인벤 ‘총대진’은 넥슨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오는 14일 직접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대진은 주요 운영진들의 참석을 요청하며 넥슨에 의견을 물었으나 넥슨은 9일 간담회 초대에 응하겠다고 공지했다가 다시 간담회 참석 여부 안내를 ‘이번주 중’으로 변경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이들은 넥슨이 더이상 해결 의지가 없다고 판단해 집단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메이플스토리 인벤과 여성시대 측은 “간담회에 응하겠다고 했다가 공지를 미룬 것은 유리한 방향으로 시간끌기하려는 의도 같다"면서 "넥슨이 참여하든 안하든 14일에 간담회는 진행할 예정이다. 또 트럭시위만으로는 반응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 조만간 집단 소송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이플스토리 인벤과 여성시대 측은 11일까지 트럭시위를 진행하고, 이후 집단 소송 준비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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