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000240) 부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과 소액주주의 지지가 승패를 갈랐다.
한국타이어의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30일 오후 1시30분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출을 두고 형제 대결이 벌어졌다.
조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 교수를, 조 사장은 김혜경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내세웠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와 ISS는 이 교수 선임안에, 글래스루이스는 김 교수 선임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주총에서는 이 교수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형인 조현식 부회장이 판정승을 거뒀다. 사진/KL파트너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구조를 보면 조 사장은 42.90%를 보유했다. 반면, 조 부회장은 19.32%,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0.83%, 차녀 조희원씨 10.82%다. 지분구조 상으로는 조 부회장 측이 밀리지만 상법개정안에 따른 ‘3%룰’로 인해 역전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 부회장과 조 사장 모두 3%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었다.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이 제안한 이 교수 선임안에 찬성의사를 밝힌 가운데 소액주주들도 조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회장이 최근 주주서한을 통해 이 교수가 사외이사에 선임되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힌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주총에서 조현범 사장(왼쪽)과 조현식 부회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사진/한국앤컴퍼니
앞서 이날 오전 9시에 개최된 한국타이어 주총에서는 조 사장이 승리했다. 한국타이어는 조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의결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서 조 사장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총괄이 84%로 선임됐다. 조 부회장 측이 제안했던 이혜웅 비알비코리아 어드바이저스 대표는 16%에 그쳤다.
한편, 이번 주총 결과로 조 부회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조 부회장은 지난 19일 서면인터뷰에서 “회사의 발전과 거버넌스 개선은 모든 주주와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목표”라면서 “회사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의사결정을 최대한 걸러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대표이사를 사임하겠다는 의사는 이미 분명히 했다”면서 “다만 부회장, 이사회 의장, 사내이사 등은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에 주총 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