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SK텔레콤이 지배구조를 개편하며 자회사 사업의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화하는 상황을 반영해 신사업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방침이다. '뉴ICT'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에 투자를 늘리는 등 경쟁력 강화 노력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SKT에 따르면 회사는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SKT 존속회사)'와 'ICT 투자전문회사(SKT 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는 구조 개편을 진행한다. 존속회사는 기존 통신사업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신설 투자회사의 경우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뉴ICT 사업을 편입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가 신설 투자사에 포함된다.
SKT 지배구조 개편도. 사진/SKT
SKT는 분할을 통해 각 사업의 자산과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계획이다. 단순 통신을 넘어 커머스·보안·미디어·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된 상황에서 각 자회사의 투자,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개편과 관련해 SK하이닉스의 거취가 가장 관심을 끌었지만,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뉴ICT 자회사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덩치를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뉴ICT 사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SKT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의 24%를 차지했다.
SKT가 자회사 기업공개(IPO)에도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앱마켓 '원스토어'가 가장 빨리 상장할 예정이다. 원스토어는 그동안 구글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에 밀려 고군분투 중이었지만 지난해 구글 인앱 결제 강제 정책과 맞물려 관심을 받았다. 월 거래액 500만원 이하 사업자에 수수료 감면 정책을 펼치며 앱 생태계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설립 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최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투자도 유치하며 이통 3사(53.9%)·네이버(26.3%) 등을 주주로 두게 됐다.
박정호 SKT 사장이 14일 열린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분할 결정의 취지와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운영 중인 콘텐츠웨이브도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글로벌 OTT의 국내 공습이 본격화돼 치열한 시장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리지널콘텐츠 투자로 활로를 찾고 있다. 웨이브는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의 투자를 예고했고, SKT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박정호 SKT 사장은 이날 '통신사 상호협력을 위한 협약체결식'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원스토어와 웨이브를 ICT 투자전문회사에 편입한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SKT라는 상장사 하나는 통신 사업을 바라보는 주주밖에 못 들어온다"며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져 다양한 주주가 참여할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토어, 웨이브 외에도 티맵모빌리티(모빌리티), 11번가(커머스) 등 ICT 투자전문회사 합류가 확정된 자회사들은 최근 글로벌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