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실적에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국제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해 화물 운송 실적은 항공업계의 희비를 가르는 주요 요인이 된다.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백신을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1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2조3523억원보다 28.78% 감소한 1조6752억원을 기록하지만, 영업이익은 969억원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직격타로 5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었지만, 이번까지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두 항공사의 흑자는 화물 운송 증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도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7조4050억원 가운데 화물 운송 사업에서 57%에 해당하는 4조2507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매출액의 60%를 화물에서 달성한 바 있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올해 1분기 국제선 항공화물 물동량은 78만6396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물동량은 28만7989톤으로 개항 이후 월간 최대치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대한항공 화물 운송량도 전년 대비 27.1%, 아시아나항공은 8.1% 늘어났다.
반면 LCC의 경우 이번 1분에도 적자를 지속하며 재무상태가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진에어가 1분기 전년 같은 기간(영업손실 313억원)보다 적자폭이 늘어난 4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항공도 1분기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657억원)와 유사한 수준인 629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3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LCC 업계는 계속되는 적자로 재무상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해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838.5%를 달했으며, 티웨이항공이 503.6%, 진에어가 467.4%, 제주항공이 438.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앞지르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LCC 업계 역시 화물 운송사업 확대를 통한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LCC들이 보유한 기재의 크기가 작아 실어 나를 수 있는 물량 자체가 적을 뿐만 아니라 노선도 중·단거리 중심이어서 FSC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최근 항공운임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항공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기준 지난달 평균 화물 운임은 ㎏당 5.48달러로, 지난해 12월 7.5달러를 기록한 이후 올해 1월 6.43달러, 2월 5.75달러로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무착륙 비행이나 화물 운송 같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이면 모든 항공사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추가 운임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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