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잇단 ‘공소기각’…대검 “수사과 송치도 수사·기소 분리” 지침
공소기각 배경엔 검찰 내 경찰 ‘수사과’
검찰 잘못된 관행에 공소기각 이어질까
2026-04-26 11:16:22 2026-04-26 11:16:22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수사과 소속 검찰수사관을 통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비켜가려다 법원으로부터 제동을 당한 검찰이 '수사과가 넘긴 사건도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하라'라는 지침을 내린 걸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그간 별동대 역할을 해온 수사과 검찰수사관을 경찰과 같은 수사 주체로 간주, 검찰수사관이 수사한 사건을 동일한 검사가 '보완수사'하고 기소까지 해왔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것이 수사·기소검사를 분리토록 규정한 검찰청법을 어겼다고 판단, 잇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겁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모습. (사진=뉴시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해 8월 일선 검찰청에 "수사과·조사과 소속 검찰수사관이 넘긴 사건도 공소제기 검사를 별도로 지정하라"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습니다. 
 
이번 지침은 강용석 변호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이 1심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직후 나왔습니다. 당시 수원지법은 "공소제기 절차가 검찰청법 4조(검사의 직무) 2항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지난 1월 대학교수 금품수수 사건 항소심에서 같은 이유로 유죄 판결했던 원심을 파기한 바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수사과 검찰수사관이 피의자를 수사한 뒤 담당 부서 검사가 이를 넘겨받아 추가 수사하고 기소까지 한 점이 화근이 됐습니다. 
 
논란이 된 수사과는 검사장이 지시하는 인지사건을 수사하는 별동대입니다. 검사 없이 수사관들로만 구성돼 있으며, 고참 수사관인 수사과장 주도로 수사를 진행합니다. 비슷한 성격인 조사과도 검사장이 하명한 고소·고발 사건을 다룹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조사과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해야 하는데, 검사실 손이 부족할 때 수사과에 사건을 보낸다"면서 "과거엔 특수부의 손발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그간 검사실 검찰수사관들과 달리 수사과 검찰수사관들을 수사 주체로 여겼습니다. 수사과 사건은 사건번호를 달리 부여했고, 수사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 건 '기관 내 송부'가 아니라 '기관 간 송치'라고 불렀을 정도입니다. 특히 수사과가 신청한 영장으로 피의자가 구속됐을 땐 수사과가 10일 이내 수사를 하고, 검사가 이를 넘겨받아 최대 20일 수사하기도 했습니다. 수사과가 검찰 내 경찰로 불린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검찰권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법원이 쟁점으로 삼은 건 검찰청법 4조 2항인데,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선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에 대해선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됐습니다. 
 
2021년 검·경 수사권이 조정된 이후 경찰은 검사로부터 수사지휘를 받지 않으며, 검사 본인이 직접 수사한 사건에 대해선 본인이 기소를 못 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수사과 검찰수사관은 사법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므로 이들이 검사에게 사건을 넘기는 건 경찰의 송치와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 사건은 '검사 본인이 직접 수사개시한 사건'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담당 부서 검사가 해당 사건을 추가 수사하고 기소까지 하는 건 문제가 없다는 게 검찰 논리입니다. 
 
반면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검찰 수사과에 소속된 검찰수사관도 여전히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수사보조자일 뿐, 독립된 수사 주체인 경찰과 엄연히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법원은 수사과에서 조사한 사건을 검사가 넘겨받는 건 기관 간 송치가 아니라 기관 내 송부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수사과를 이용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비껴가는 검찰 관행에 제동을 건 셈입니다.
 
검찰의 잘못된 관행으로 공소기각 판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검찰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검사 입장에서 수사과 검찰수사관은 검사실 수사관이 아니니까 '수사지휘를 안 했다'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도 "수사·기소검사가 분리된 상황에서 검찰이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과를 둔 건 일선 검찰청 검사실이 좁아서 수사과라는 별도 공간을 만들었을 뿐이고, 검사들은 검사실의 연장선으로 수사과를 활용해 왔다"며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없어졌는데 검찰수사관은 검사들이 지휘할 수 있지 않느냐. 수사과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건 검찰 주장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법원이 제동을 걸고, 대검이 뒤늦게 지침을 내렸음에도 검찰은 그간의 관행이 적법한 절차였다는 입장입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관이 사법경찰관 업무를 할 수 있고, 대검 예규상 수사관에 특사경 수사 준칙을 준용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 대법원 판결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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