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이 ‘옵티머스 사태’ 설계자로서 AV자산운용(옵티머스자산운용 전신)을 인수하려 했다는 법정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전 대표, 이동열 전 이사, 윤석호 전 이사, 유현권 전 스킨앤스킨 고문 등 ‘옵티머스 4인방’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정영제 전 골든코어(옵티머스 산하 부동산 개발회사) 대표는 유현권 전 고문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2017년 2~3월경 NPL(부실채권)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 유 전 고문을 만났을 뿐, 함께 사업을 하려고 만난 게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전 대표와 이혁진 전 대표도 유 전 고문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전파진흥원 기금운용본부장과 출퇴근길이 자주 겹쳐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며 “유 전 고문이 골든브릿지투자증권(현 상상인증권)에서 업계 최초로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일을 해 인정받았다는 말을 참고해 진흥원 본부장에게 (옵티머스 레포펀드를) 소개하고 추천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레포펀드(공공기관 매출채권 사모펀드) 설정에 관여한 바 없냐는 검찰 측 질의에 정 전 대표는 “레포펀드 자체가 통상 '트리플 A' 등급 이상 국공채, 통안채, 은행채 등으로 구성되고, 유 전 고문 설명대로 펀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편입시킬 수 있다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돼 진흥원 본부장한테 추천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또 “유 전 고문은 아버지, 작은아버지 등에게서 수백억대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했고, 이를 통해 AV자산운용(옵티머스)을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며 “2017년 5월 말경에는 유 전 고문이 이혁진 대표와 업무 얘기를 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후 옵티머스는 2017년 6월 전파진흥원 투자금 중 60억원 가량을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데 쓴 것으로 관측된다. LH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성지건설 무자본 M&A에 활용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 전 고문이 박준탁 전 MGB파트너스 대표를 끌어들여 성지건설을 장악했다는 게 정 전 대표의 증언이다.
진흥원 투자금이 성지건설로 쓰인 것을 알면서도 유 전 고문에게 왜 따지지 않았느냐는 검찰 측 질타에 정 전 대표는 “유 전 고문이 60억원 정도는 금방 해결할 수 있고 안전하다고 하니까 믿었다”고 답했다.
유 전 고문을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가 허위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고, 김재현 전 대표는 잠적한 유 전 고문을 찾아내는 것을 우선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고문은 정 전 대표를 통해 2017년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 자금도 끌어와 봉현물류단지 부지를 자신의 명의로 사들였다.
이 같은 정 전 대표 증언대로라면 유 전 고문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전반을 설계한 셈이다.
유 전 고문은 MGB파트너스를 통해 성지건설을 인수한 뒤 회사 자산을 빼돌려 개인 채무 변제 및 투자 등에 이용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옵티머스 4인방에 대한 다음 공판은 4월 27일 진행되며, 미국에 체류 중인 이혁진 전 대표가 7월~8월 중 입국해 법적증인으로 나설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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