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30일 선출된 김기현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비롯해 전당대회·대선 준비 등 당 안팎의 복잡한 현안을 풀어야 하는 중대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내달 7일까지 여야가 재협상하기로 한 법사위원장 선출 문제는 김 신임 원내대표를 평가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대표 권한 대행을 겸임하는 김 원내대표는 최우선 순위로 전당대회 일정과 규칙 등 의견을 수렴해 정해야 한다. 전당대회까지 공정성을 잃지 않겠다고 강조한 김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녹일 수 있도록 당의 공식 기구 등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관심인 국민의당과 합당을 둘러싼 문제는 복잡한 실타래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합당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내년 3월 대선 전까지만 합당하면 된다고 밝힌 바 있고. 김 신임 원내대표 역시 당장 급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 총회에서 두 손을 번쩍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새 원내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야권 통합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그는 몸집만 키우는 합당을 위한 합당보다는 '자강론'을 더 중시하는 만큼 당분간 야권 통합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내부 역량을 확충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양 당이 통합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고 그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방법, 절차,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준 아래에서 사안을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주요 현안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재협상 문제에 대해선 야당 몫을 돌려받는 것을 비롯해 의석 수에 비례한 11대 7로 상임위원장을 재배분하는 요구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당인 민주당의 양보를 끌어낼지는 미지수여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윤호중 원내대표의 '재협상 불가' 입장이 완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박광온 의원을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반발로 무산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다음날 7일까지 시한을 주고 협상을 독려했지만, 민주당의 협상 의지가 없을 경우 이조차도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돌려주고 말고 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행하지 않는다면 범법자"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법사위원장 등을) 돌려줘야 할 의무만 있는 상황"이라며 "폭거를 계속하는 것이 옳은지 민주당 스스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 더 이상 비상식이 통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첫 정치력이 원구성 재협상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대선 체제 전환의 지휘봉도 쥐게된 그는 제 1야당인 국민의힘 중심으로 야권에 흩어진 후보들을 끌어들일 구심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는 "좋은 대선 후보를 골라내고, 국민에게 지지를 받도록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당 내 대선 후보가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선 "대선 후보들이 역할과 책임을 겸할 수 있도록 당에서 배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들과 의논해 앞으로 일을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문제 등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지만, 우선 당 내 대권주자를 먼저 키우는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 총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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