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박준영 사퇴 "결단 고맙다…국회 남은 인사절차 마무리하길"
고위관계자, 대통령 주말 여론 청취…"대통령 판단 당과 간극 없다"
2021-05-13 14:54:30 2021-05-13 14:54:3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13일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본인이 그런 결단을 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마음이 짠하다"며 "나머지 국회청문 절차를 기다리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이하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가 신속히 마무리해주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국민 여론이나 국회, 여당 등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판단한 결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아닌 박 후보자가 낙마한 것에 대해 "박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이 더 심각해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임면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충분히 숙고해 후보를 지명한 것으로, 그분의 능력에 대해 아주 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설명했다.
 
특히 청와대 측은 이번 '박 후보자 자진 사퇴'가 마치 더불어민주당의 반발 목소리에 밀려 단행된 것처럼 보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청와대 측은 지난 주말 청와대 고위 참모진이 여당 내 부정적 의견을 수렴해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문 대통령도 '국회 논의 과정을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기한을 14일로 정한 것 역시 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인사논의에 있어서)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 한 번도 이견이 노출되지 않았다"면서 "여당 지도부 내에서도 약간씩 의견이 다르긴 했지만,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통해 들은 당내 여론과 대통령이 생각하는 판단 사이에 간극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당내 부정적인 기류를 충분히 수렴한 문 대통령이 10일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에서 세 후보자를 적극 옹호한 것에는 "본인이 충분히 검토해 3명을 지명을 한 것이라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사실"이라며 "원안대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검증과, 여론, 국회의 청문절차를 다 거치고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원칙이 처음부터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왜 저런 사람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고민을 (언론과 여론이) 해줬으면 한다"며 "뭘 모르고, 국민을 우습게 여겨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닌 충분히 넘치도록 고민하고 최선의 카드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아울러 국회 인사청문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 적용되지 않아도 좋으니, 다음 정부에 적용한다는 조건에서 인사청문회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이 국회에서 이뤄졌으면 한다"며 "제도가 좋은 사람을 발탁하는 과정이 돼야지, 좋은 사람을 내치는 과정이 안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이 불거졌던 박준영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직 후보자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해수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며 자진 사퇴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5~2018년 영국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했고, 부인은 영국 현지에서 사들인 찻잔 등 대량의 도자기 장식품에 대한 관세를 내지 않고 '외교관 이삿짐'으로 국내에 반입했다. 이를 수년 후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고 국내에서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밀수 논란'이 커졌다.
 
청와대는 13일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본인이 그런 결단을 해줘서 고맙긴 하지만 마음이 짠하다"며 "나머지 국회청문 절차를 기다리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이하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가 신속히 마무리해주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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