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민주주의서울'의 시민 제안 건수가 되레 증가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민주주의서울의 역할 축소에 나서고 있다.
민주주의서울은 서울 시민들이 서울시에 정책을 제안하는 시스템이다. 시민이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에 제안을 올리면, 다른 시민들이 찬성과 반대를 투표한다. 여기에 공감할 경우 공감을 누르고 댓글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공론장에 시민 참여수가 1000명이 넘으면 서울시장은 여기에 답을 해야한다.
24일 <뉴스토마토>의 취재에 따르면 오 시장이 취임한 지난 4월 민주주의서울 홈페이지에 올라온 제안 수는 331건으로 집계됐다. 박원순 전 시장이 고인이 되기 전과 후와 비교해 봤을 때보다 높은 수치다.
민주주의서울 제안 홈페이지에 박 전 시장이 고인이 되기 전인 지난해 9월(163건), 8월(225건), 7월(191건), 6월(218건) 등의 제안이 올라왔고, 고인이 된 이후에는 10월(152건), 11월(195건), 12월(234건) 올 1월(101건), 2월(93건), 3월(126건)의 시민 제안이 들어왔지만, 300건을 넘기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이전까지 찾아보기 어려웠던 아파트·재건축·재개발·주택 등의 단어 검색 수가 300건을 넘겼다. 실제 3월 이전 아파트·재건축 등의 단어는 100건도 검색되지 않았다.
민주주의서울 관계자는 통화에서 "서울시장이 새로 바뀌고 부동산 대책 등의 기대감에 시민들이 많은 제안을 올려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민주주의서울을 운영하는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하고 시민협력국을 신설하겠다고 시의회에 조직 개편안을 전달한 상태다.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서울의 역할도 줄어들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비슷한 역할을 하겠지만, 서울민주주의위원회가 시민협력국으로 바뀌면 위원장과 위원으로 구성된 조직이 서울시의 다른 조직(국)처럼 독임제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참여가 가장 높은 조직을 개편해 조직의 기능을 축소하면 만큼 시민 목소리가 전달될 가능성이 적어진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위원 14명이 있는 합의제 기구다. 여기에 위원회 소관 사무를 담당하는 4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는 시민민주주의 계획에 관한 사항과 시민참여·숙의 예산제 운영 계획에 관한사항, 민관협치에 관한 사항, 마을공동체 계획에 관한 사항 등을 다루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안은 지난 17일 서울시의회에 제출돼 오는 26일 기획경제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상임위 다음날인 27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 한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