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티몬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인천 재무부문 부사장(CFO)을 최근 새 대표이사로 선임한 가운데, IPO보다 매각을 목표로 수장 교체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인천 대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에이디티캡스(ADT캡스)에서 CFO(Chief Financial Officer)로 일했던 인물로, 재무 분야에 전문가로 꼽힌다.
이진원 전 대표와 티몬의 신사업과 투자유치 등을 이끌었던 유한익 이사회 의장이 연이어 사임한 데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 확대에 나서며 입지가 불안정해진 티몬이 상장보다는 매각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티몬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잦은 수장 교체가 이뤄졌다. 티몬은 2017년 7월 창업자인 신현성 이사회 의장이 물러난 뒤 유한익 대표를 선임했다가 1년 4개월 만에 이재후 그룹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그러나 8개월 만에 이 전 대표가 수장에 오르고 2년간 대표직을 맡다가 일신상의 이유로 최근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에도 실적은 뒷걸음쳤다. 지난해 티몬 매출은 1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31억원, 7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41%가 개선됐지만 자본잠식은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티몬의 매출 감소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같은 기간 크게 성장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16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네이버쇼핑의 연간 거래액은 2019년 21조원에서 지난해 약 30조원으로 약 43% 상승했고, 쿠팡도 같은 기간 7조원에서 14조원으로 2배 성장했다.
티몬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사업을 계속 유지했지만, 쿠팡은 2014년 직매입 기반 빠른 배송인 로켓 배송을 도입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졌다.
업계에선 티몬이 이커머스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두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티몬에선 수익 중심의 경영이 시작되고, 2019년 말에는 롯데그룹이 인수 직전까지 갔었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매각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외형 확장 전략을 통해 인수합병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 딜에 참여한 대그룹 원매자들도 잠재적 후보군이 될 수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여부에 따라 티몬의 기업 가치도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티몬은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시행 중인 '판매 수수료 -1% 정책을 8월 말까지 연장 운영하는 한편, 배달 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외형확장에 나섰다.
티몬은 우선 상장 추진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 하반기 목표로 상장을 추진 중이며, 적자를 내더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상장 자격을 주는 제도인 '테슬라 상장' 추진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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