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유병력자보험의 가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입원이나 수술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 상품들이 속속 출시 중이다.
간편심사보험이란 유병자와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심사기준을 대폭 완화한 상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2년 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 △5년 내 암진단·입원 및 수술기록 등의 고지사항에만 해당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간편심사보험들은 이 같은 고지사항마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비싸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이 가입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005830)은 수술·입원 이력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가입조건으로 3년 내 수술 이력을 보지 않으며, 입원도 동일한 질병으로 6일 미만일 경우엔 고지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투약일수는 30일을 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보험료는 기존 간편건강보험 상품 대비 10~40% 저렴하다.
삼성생명(032830)은 지난 21일 2년 내 입원 또는 수술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최근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필요 소견 △5년 내 암, 협심증, 뇌졸중, 심근경색으로 인한 진단·수술·입원 이력이 없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해지환급금이 적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저해지환급형(50%)으로 구성해 보험료 부담도 낮췄다.
ABL생명은 한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가입이 가능한 간편암보험을 내놨다. 최근 5년 내 간경화·암·제자리암로 진단·입원·수술한 이력이 없으면 가입할 수 있다. 암으로 진단 받을 경우 진단급여금을 받을 수 있으며, 특약으로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 소액암진단, 암직접치료입원 등에 대한 추가 보장까지 가능하다.
보험사들은 우량 고객으로만은 신규 계약을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유병자와 고령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기존에는 인수를 꺼리던 유병자와 고령자가 보험사들의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간편보험 가입자수는 2012년 약 11만명에서 4년 만에 7배 이상 급증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간편심사보험은 일반심사보험보다 가입절차가 간편하지만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범위가 좁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이 가입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입 기준 설정에 따라 간편심사보험과 일반심사보험의 보험료 차이는 2배 이상까지 벌어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병자와 고령층을 잡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고객들은 처음부터 유병자보험의 문을 두드리기 보다는 일반심사보험 가입여부부터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입원이나 수술 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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