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부가 백신 접종자 인센티브로 '노 마스크' 방안을 내밀었으나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상감염 속 변이 바이러스가 속출하고 있어 자칫 '변이 대유행'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방역당국으로서는 '1차 접종 후 타인 전파 가능성이 낮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6일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확정하고 백신 1차 접종자와 완료자에 대해 방역 수칙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내달 1일부터 1차 접종자와 예방접종 완료자는 현재 8인까지 허용되는 직계가족 모임 인원 기준에서 제외된다. 전 국민 25%가 1차 접종이 완료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개편되는 7월부터는 예방접종 완료자에게 각종 모임 제한 등이 완화된다.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관련해 1차 접종자는 실외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 인원 기준에서 제외되고, 예방접종 완료자는 실내·외 다중이용시설의 인원 기준에서 제외된다. 또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공원, 등산로 등의 공간에서는 마스크 없이 산책이나 운동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야외 마스크 미착용' 방안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더라도 백신 접종 여부를 일일이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자체 단속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만을 당부하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이스라엘의 경우 1차 접종이 60%를 넘어섰을 때 마스크를 벗게 했고 영국도 50%를 넘어서자 야외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했다. 현재 미국도 성인 절반 수준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는 394만2775명이다. 이는 인구 대비 7.7%에 불과하다. 2차 접종 완료자는 누적 194만5217명으로, 인구 대비로는 3.8%다. 집단면역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0) 씨는 "2차 접종 후에도 감염된 사례가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 백신을 맞지 않았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당장 6월부터 마스크를 벗게 하는 것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야외에서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고, 특히 1차 접종이라도 예방접종을 받았을 경우에는 타인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마스크 완화 지침 발표에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회 접종만 한 경우에는 변이 바이러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양쪽 모두 2차 접종을 완료한 후 만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백신 접종으로 중증도는 예방할 수 있지만 감염은 100% 예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접종률이 10%도 되지 않는데 1회 접종률이 최소 50% 이상 완료됐을 때, 3분기 이후에 완화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26일 마스크 완화 지침에 대해 “야외에서는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고, 1차 접종이라도 예방접종을 받았을 경우에는 타인으로의 전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홍대 거리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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