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교황 방북의 날, 곧 올 것으로 기대"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마무리…"평화의 한반도 만들 수 있다"
2021-06-15 23:00:35 2021-06-15 23:00:35
[비엔나(오스트리아)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아직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그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판 데어 벨렌 대통령 내외와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을 방문해 "2018년 바티칸을 방문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나의 방북 제안을 수락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가교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유서 깊은 중세수도원을 짧은 시간이나마 둘러 볼 수 있게 되어, 가톨릭 신자로서 특히 기쁘다"며 "가톨릭의 가치가 평생 내 삶의 바탕을 이루었고, 정치인이 된 이후에도 높은 윤리의식을 지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막스밀리안 하임 수도원 원장은 "조각가 조반니 줄리아니는 이곳에 30여년 머무르며 페스트 퇴치를 기념한 성삼위일체탑을 세웠다"면서 "코로나 시기, 이전에 페스트를 이겨낸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가톨릭은 고난과 고통의 시기에 인류에게 희망이 되었는데,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전 인류가 연대와 사랑으로 서로 도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 국빈방문을 마치며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오스트리아의 힘은, 유럽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에 더해, 분단의 위기를 극복한 중립국이라는 것에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지만 좌우를 포괄한 성공적인 연립정부 구성으로 승전국들의 신뢰를 얻었다"면서 "이후 10년의 분할 통치 끝에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금도 이념을 초월한 대연정으로 안정적인 정치구조를 이루고 있다"며 "그 힘으로 오스트리아는 비엔나에 위치한 수많은 국제기구와 함께 세계의 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 차례다. 우리는 선도국가,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 세계사에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을 때라는 생각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판 데어 벨렌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만찬이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벨베데레 궁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페드로 로페즈 퀸타나 주오스트리아 교황청 대사, '북한 전문가' 뤼디거 프랑크 비엔나 대학 동아시아연구소장 등이 함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영세중립국' 오스트리아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및 남북관계 개선 등에 일정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온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 예배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엔나(오스트리아) 공동취재단·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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