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에 대한 집행유예가 확정된 직후
한진(002320) 법무팀이 대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고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17일 김 대법원장을 뇌물수수,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법원장 공관에서 한진 법무팀의 만찬이 진행됐다. 한진은 한진그룹 계열사로, 김 대법원장의 며느리 강모 변호사 법무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 변호사는 2018년부터 약 1년 반 동안 대법원장 공관에서 김 대법원장 부부와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7년 12월 조 전 부사장의 핵심 혐의인 항로 변경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당시 공관 사정을 잘 아는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의 참석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아내는 만찬에 참석했다고 한다"며 "또 한진에서 선물들을 가져왔고, 그 중엔 길이가 30㎝ 이상 돼 보이는 항공기 모형도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장으로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인 조 전 부사장의 핵심 혐의인 항로 변경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직후에 한진 법무팀으로부터 항공기 모형 등 선물을 받은 것은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것"이라며 "금품을 수수한 자가 김 대법원장의 배우자라 하더라도 부부는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는 만큼 김 대법원장의 뇌물수수 혐의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또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와 관련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 등을 받으면 안 된다고 하므로 김 대법원장이 한진 법무팀으로부터 항공기 모형 등 선물을 받은 것은 명백히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 사건 만찬을 허락한 자가 김 대법원장일 가능성이 매우 크고, 만약 김 대법원장이 만찬을 허락했다면 공관 관리인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해 명백히 직권남용죄가 성립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판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019년 5월9일 사법농단 판사들을 집단으로 징계 면제한 그 날부터 2년간 일관되게 지적해 왔다"며 "'공사의 구분이 없다.' 비극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주거침입죄 사건에 관한 공개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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