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정세균·박용진 후보가 3일 밤 첫 텔레비전(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의 정책과 발언을 집중 견제했다. 이 후보는 여권 1위 후보 견제를 통해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후보를 내세우려는 전략을 취했다. 여권 단일화를 목전에 둔 정 후보는 정책의 신뢰성을 지적했다. 9명 후보 중 가장 나이가 어린 박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견제를 통해 선명한 노선을 드러냈다.
이날 밤 10시30분부터 KBS를 통해 방송된 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경북 안동을 찾아 '영남이 역차별을 받는다'라고 말한 건 지역감정을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역대 민주당 정부가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이라며 "발언의 해명도 거짓으로 한 신뢰도로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또 이재명 후보가 경선연기에 반대하며 '약장수'를 언급한 것은 "표현한 건 지나쳤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영남 차별에 관해 전체 발언의 취지를 보면 영남이 과거 군사정권을 지지했지만 실제로 지원을 못 받고 수도권만 집중 혜택을 봤다는 뜻이었다"라면서 맞섰다. '약장수 발언'에는 "선동적인 정치 문화를 두고 말한 것이지 특정 후보나 의원들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전체 맥락을 봐달라"라고 반박했다.
정세균 후보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을 문제 삼았다. 그간 이 지사는 2017년 첫 대선 도전 때도 기본소득을 1호 정책으로 할 만큼 이 의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전날엔 "기본소득이 제 유일한, 제1의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는 "신뢰를 줄 수 없는 공약으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느냐"라고 했다.
박용진 후보도 "한달 전엔 증세를 안 해도 (기본소득을) 줄 수 있다고 했으면서 이제는 '1호 공약이 아니다'라고 하면 어쩌느냐"며 "말을 바꿔 신뢰를 못 얻으면 표리부동한 정치인이라는 지적을 받는다"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아직 정식으로 공약을 내놓은 게 없다"며 "곧 정책을 발표하지만, 공정성장이 1과제"라고 했다.
박 후보는 또 "이 후보가 다주택자에겐 징벌적 과세를 하자면서 '별장은 생필품'이라는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며 "2017년 대선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은 안 된다고 하던 분이 이제는 슬쩍 발을 뺀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가 "말꼬리를 잡지 말라"고 응수하자 박 후보는 "별장을 생필품이라고 하면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다"며 "기분 나쁘신 것 같은데 이렇게 (반응하면) 나중에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등에게 큰일 난다"고 되받아쳤다.
이낙연 후보는 이 후보에겐 각을 세웠지만 다른 주자들과는 공약의 공통점을 찾는 등 연대의 움직임도 보였다. 이광재 후보가 "수도권에서 먼 순서대로 법인세를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하자 이낙연 후보는 "동감한다"고 호응했다. 양승조 후보가 “윤석열 바람을 잠재우려면 충청에서 이겨야 한다”고 하자 "동감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용진·이낙연·추미애·김두관·이광재·최문순·정세균·이재명·양승조 후보.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