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대권 도전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만나 외교 안보 문제와 정치 활동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윤 전 총장은 여권 일각에서 나온 '제 2의 반기문'이라는 평가에 대해 "비판은 자유"라며 "얼마든지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반기문 재단에서 반 전 총장과 만나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오래 전부터 제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지지율 하락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으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반 전 총장이 2017년 대선에서 중도 하차한 것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윤 전 총장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당시 사정을 말씀하셨는데, 갑작스러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 외에는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도 "제 경험은 굉장히 짧다"며 "20여일 만에 제 뜻을 접었다. 그 때 정치 상황과 지금과는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여권에서 '제 2의 반기문'이라는 발언이 나온다는 질문에 "비판은 자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과거 대선 출마설이 흘러나올 때마다 반 전 총장과 비교선상에 올랐다. 고위 관료로 정치와 무관한 길을 걸었으나 대중적인 기대가 쏠리면서 정치에 뛰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점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후 얼마 가지 않아 스스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만남에서 "반 전 총장께서 국가 안보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방도 중요하지만 국가 간 동맹 체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래서 오랜 전통인 한미 간 확고한 안보 동맹을 잘 유지해 한반도의 안정과 통합을 유지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선 '마이 웨이' 행보를 보였다. 그는 "정치적인 손해가 있더라도 제가 한번 정한 방향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는 "정치하는 분들의 각자 상황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며 당장 입당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내비쳤다.
'지지율이 넉 달 만에 30% 아래로 하락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지지율이란 것이 하락할 수도 있는거 아니겠냐"고만 짧게 답했다.
한편 반 전 총장도 기자들과 만나 "제 느낌에는 윤 전 총장이 안보의 중요성이나 대북 문제에서의 원칙 등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국제 정세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입당 문제는 윤 전 총장의 선택이니 논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반기문 재단 사무실에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 윤석열 캠프 제공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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