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수정터미널에 쌓여있는 택배. 사진/전국택배노조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CJ대한통운(000120) 대리점과 소속 택배기사 간 갈등으로 불거진 택배노조 CJ성남지회의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대리점의 조합원 부당해고 문제로 성남 지역에서 2주 넘게 파업이 이어진 가운데 노조는 전국 단위의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17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전국택배노조 경기지부 CJ성남지회 조합원 102명은 CJ대한통운 성남지사 신흥대성대리점의 소속 택배기사 부당해고를 이유로 지난 1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 신흥대성대리점주가 노조에 가입한 소속 택배기사 A씨를 지난 6개월 동안 압박하고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것이다.
노조측은 "CJ수정터미널 신흥대성대리점에 근무하는 택배기사들의 노조 가입이 알려지자 대리점 소장 부부가 욕설과 해고 협박을 했다"며 "올해 초 노조 가입 이후 지난 2월부터 탄압과 부당해고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원청인 CJ대한통운에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원청이 대리점의 관리감독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으므로 책임지고 해당 대리점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8일에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리 대리점 퇴출을 촉구한 바 있다. 이어 9일부터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CJ대한통운은 지난주부터 신흥대성 대리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리점과 택배기사 양측의 주장이 너무 달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파업이 2주 넘게 지속되면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일부 지역의 택배 배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성남 지역에 배송되지 못하고 쌓인 택배는 10만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도 '택배 파업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5일 성남시 위례신도시 지역의 택배 접수를 중단했다. 택배 파업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지역 택배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접수 및 집하는 파업 상황을 지켜보면서 재개할 방침이다.
현재는 CJ성남지회 조합원을 중심으로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당초 지난 14일 경기지부에서 총파업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전국택배노조 파업으로 계획을 바꿨다.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 소속 지회대표자회에서 오는 18일 '성남 투쟁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20일 전국 CJ대한통운본부 소속 조합원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중 노조 조합원은 2600여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 후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대리점의 갑질 문제에 대해 원청이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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