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혜리는 그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남다른 ‘텐션’으로 보는 사람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더구나 낯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서슴없이 다가서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혜리의 친화력을 인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단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는 999살 구미호 신우여(장기용 분)와 쿨내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혜리 분)이 구슬로 인해 얼떨결에 한집살이를 하면서 펼쳐지는 로맨틱 코미디다. 혜리가 연기한 이담은 할 말 다하고 단호하고 남 이목 신경 안 쓰고 불합리하거나 모욕적인 일에 참거나 돌려 말하지 않는 요즘 대학생이다.
혜리는 “6개월 동안 촬영을 했던 드라마가 끝이 났다. 내가 이담을 사랑했던 만큼 시청자들 역시 사랑해준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혜리는 원래 웹툰을 좋아했다면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단다. 그는 “이담 캐릭터가 원작과 달리 각색된 부분도 있었다. 웹툰 캐릭터 보다 각색된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더구나 원작의 작가가 작화를 할 때 혜리를 참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용기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혜리는 원작이 사랑을 받은 만큼 그 이유에 대해 고민을 했단다. 그는 “웹툰의 장점과 드라마의 장점을 잘 섞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대본의 장면이 웹툰에 있으면 대본과 함께 웹툰 장면을 같이 볼 수 있게 해준 제작진의 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는 웹툰처럼 장면 중간 중간 CG 장면이 들어가 재미를 줬다. 혜리는 방송을 통해 CG가 들어간 장면을 보고는 “통통 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촬영할 때 감독님이 설명을 해줬다. 우여가 구미호로 변신하거나 순간 이동할 때 ‘이런 모습이 될 거다’, ‘크기는 이정도가 될 거다’, ‘이렇게 편집할 거다’고 이야기 해줘서 상상하면서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간 떨어지는 동거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혜리가 연기한 이담은 ‘요즘 대학생’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혜리는 ‘요즘 대학생’에 대해 “적극적이고 솔직하고 자기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이라면서 “나와 주변 사람 이외에 관심이 없어 개인적인 부분도 많지만 트렌드에 민감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떨 때 보면 차가운 면도 있지만 여린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요즘 대학생, 요즘 친구들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연기한 이담에 대해 혜리는 “비슷한 부분도 있으면서 다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담이 같은 경우 솔직하고 직설적인 말투, 내 생각이 어떤지에 대해 고민하는 부분이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다르다고 생각한 건 처음 만나는 사람과 낯을 가리지 않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나와 달리 담이는 처음 만나는 사람을 경계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난 사람에 관심이 많고 궁금해하지만 담이는 자기 주변 친구에게만 관심이 많다”며 “이런 부분을 합치면 한 80% 정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중들은 낯가림이 없고 매사 긍정의 에너지를 가진 혜리를 두고 ‘텐션이 높은 연예인’이라고 생각을 한다. 혜리 역시 자신의 장점으로 “에너지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그는 “좀더 사람들과 환경에 더 좋은 에너지를 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혜리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통통 튀고 외양적인 캐릭터를 대중에게 자주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다른 톤의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준비가 됐을 때 해야지 욕심을 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그런 타이밍이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텐션이 높은 것에 대해 혜리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금 즐거운 걸 좋아하고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며 “오히려 최근에 나보다 텐션이 높은 분들이 많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비결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성격인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혜리는 이담을 연기하면서 “내가 생각할 때 많은 분들이 외향적이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다가가고 낯도 가라지 않는 누구든지 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담이한테는 나 같은 성격의 친구가 다가온다면 거부감이 들어 거리를 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낯설고 잘 알지 못하는 친구가 나에 대해 궁금해 하더라도 조금 천천히 친해지는 게 담이에게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의 모습이 어떤 사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다 보니 이담을 연기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고 했다.
간 떨어지는 동거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혜리는 2010년 데뷔를 해 올해 11년차다. 그는 “최근 많이 느낀 건 여유로워졌다는 거다”고 말했다. 이어 “급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11년 동안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또한 “뭔가에 쫓기지 않고 조바심을 가지지 않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여유로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혜리는 여유로움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해 “계기라기 보다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어느 타이밍에 나를 챙기지 못한 나를 발견하면 헤어날 곳이 없는 기분이 든다”며 “그럴 때 스스로가 나를 잘 돌봐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들려면 나를 돌보고 챙겨야 한다. 그러려면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혜리는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언니들의 29살이 되면 느껴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28살도 모른다고 하더라. 29살이 되야 다르다고 하는데 그 다름이 뭔지 기대가 된다”며 “우울한 감정이든, 기대가 되는 감정이든, 어떤 느낌인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30대의 모습이 빨리 보고 싶다. 20대를 잘 마무리하고 30대에 혜리도 어떻게 보여지게 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금 떠오르는 생각은 좀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 가는 20대가 아쉬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혜리는 청춘사극 ‘꽃 피면 달 생각하고’ 출연을 확정했다. 그는 “원래 한 작품을 하면 1년 정도는 쉬었다. 나도 모르게 쓰는 에너지가 많아서 그런지 작품이 끝나면 콘센트를 뽑은 것처럼 방전이 된다”며 “그래서 휴식을 취하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쉬지 않고 바로 작품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어 “그만큼 욕심이 났다. 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보다 욕심이 나서 선택한 작품이다”며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 자신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간 떨어지는 동거 이혜리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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