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청와대가 신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서도 감사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겼다. 청와대는 감사원장 인사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또 해양수산부 장관은 교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인사에서 감사원장이 제외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인사권에 관한 사항으로 말씀드리기 곤한 점을 양해해달라"면서도 "다만 헌법기관으로서 감사원의 역할과 기능에 부합하는 업무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적임자 임명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인사에 감사원장 자리를 비롯한 마지막 개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공석인 감사원장은 임명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장관급 이상 인사에 신임 금융위원장인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과 인권위원장 후보자에 송두환 법무법인 한결 대표변호사만 각각 지명했다.
앞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6월28일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정치를 선언을 하면서 감사원장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같은 날 문 대통령이 최 전 감사원장의 중도 사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어 아쉬움과 유감을 표했다"고 청와대가 전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해수부 장관을 교체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취임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월 도덕성 문제로 자진 사의를 표한 이후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국정 성과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기"라며 "현 장관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실상 해수부 장관의 교체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교체설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장 공석과 해수부 장관의 유임 결정은 대통령 임기 후반에 적임자를 찾기 마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 인사청문회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는 장관급 이상 고위직의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논란들로 중도 낙마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한 배경에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사의 표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석이 아니었던 은 위원장까지 함께 교체한 이유에 대해 "은 위원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은 위원장은 2014년 10월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에서 퇴직한 이후 세계은행 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수출입은행 은행장을 거쳐 현재 금융위원장까지 쉼 없이 직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장관급 인사 외에도 행정안전부 차관,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신설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국립외교원장 등 6명의 차관급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차관에는 고규창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이승우 행정안전부 재난협력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에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여한구 대통령비서실 신남방·신북방비서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 등을 내정했다.
5일 청와대가 신임 금융위원장을 포함한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서도 감사원장 자리는 공석으로 남겼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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