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창원농협 마트에서 무슨 일이…코로나 검사자만 1만명 넘어
확진자 발생에도 영업 강행…농협·창원시, 미흡한 대처 도마 위
35도 땡볕에 4시간 대기…애꿎은 시민들만 불똥
2021-08-06 17:32:19 2021-08-06 17:32:19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경남 창원시 남창원농협발 코로나19 집단감염사태 여파로 검사자만 1만명을 넘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이어간 농협과 창원시의 미흡한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에 방문한 방문객 중 3명과, 직원1명, 접촉자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경남시가 6일 밝혔다. 이로써 마트 관련 확진자는 근무자 15명, 방문객 3명 등 21명으로 늘었다. 어제 하루 동안 남창원농협과 관련한 코로나19 검사자는 1만664명에 이른다.
 
이같이 대규모 검사자가 발생한 것은 남창원 농협이 확진자 발생에도 방역수칙을 어기고 영업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남창원 농협 1층에 근무하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인 3일에는 다른 근무자 6명이 차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일 확진자들은 최초 확진자가 근무하던 판매코너와는 다른 곳으로, 마트 내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농협 측은 영업 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은 채 사흘 가까이 영업을 지속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하나로마트)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마트를 방문했던 시민들이 5일 오전부터 용지문화공원 주차장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늘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 당국 역시 영업 중단 권고 등의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확진자 대상 역학조사 외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는 "모든 것(영업 중단 권고 등 행정조치)은 의사나 역학 조사관 등 전문가 의견을 받아서 하는데, 3일까지는 (외부에 알리기 위한) 재난 문자를 발송해야 한다는 권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처음 확진자가 나온 지 사흘째인 4일, 근무자 6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매장 안에서만 1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이에 농협은 영업 중단에 나섰고, 당일 장을 보러 나섰던 방문객들은 서둘러 매장을 빠져나갔다. 시는 오후 8시에나 마트 방문자들에 대한 검사를 권고했다.
 
시는 농협발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를 2만~3만여명으로 예상했다. 7월26일에서 8월4일, 총 10일간마트 방문객들은 모두 검사 권고 대상이다. 시작일은 최초확진자의 증상 발현일 이틀 전부터 계산했다. 애당초 처음 확진자가 나왔을 때부터 영업 중단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시내 곳곳 선별진료소는 수천명의 시민들도 종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검사 권고 첫날인 지난 5일에는 폭염 속에서도 검사를 기다리던 시민 6명이 지난 5일 온열 질환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날 창원의 최고 기온은 35도였다.
 
창원지역 시민사회단체 '창원내일포럼'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남창원농협사태 허성무 창원시장은 시민들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창원내일포럼은 "(창원시의)늑장 대응 결과로 유통센터에서 근무자와 관련된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3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에도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끝없이 이어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허창무 창원시장은 같은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시민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불볕더위에 장시간 줄을 서서 검사를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불편과 거리두기 및 안내 미흡 등으로 시민들의 많은 질타가 있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영업 중단 조처에 대해서는 “지난 4일 휴업 조치를 권고했다”면서 “남창원농협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의 특성상 입점 개별사업자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자진 휴업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 즉시 조치가 되지 않았다"고 농협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남창원농협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도 "센터를 이용하신 창원시민과 고객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1층 유통센터 내 코로나 발생으로 많은 피해를 끼치게 됐다"고 했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이 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긴급 기자회견 도중 전날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폭염 속에서 장시간 줄을 서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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