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해수면 상승으로 '기후 난민' 발생할 것"
2023-02-15 14:46:54 2023-02-15 14:46:5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해 재차 경고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로 '기후 난민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중국, 인도,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는 모두 위험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각 대륙에 있는 대도시들이 심각한 충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도시로 뉴욕, 런던, 로스앤젤레스, 코펜하겐, 상하이, 뭄바이, 방콕, 자카르타,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티아고, 카이로 등이 꼽혔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저지대 해안에 사는 약 9억명에게 극심한 위험"이라며 "이는 지구에 사는 사람 1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때문에 거대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는 '기후 난민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거론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런 모든 사태의 결과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저지대 공동체나 나라 전체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전체 인구가 이동하는 엄청난 규모의 대탈출이 빚어질 것"이라며 "담수, 땅 등 자원을 둘러싼 전례 없이 격렬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또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고 해서 인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수면 상승을 국제법으로 다뤄야 할 난민 위기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날 경고는 기후변화 재앙을 막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습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제시된 목표는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과 대비해 섭씨 1.5도로 억제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격차'에서 현재로서는 1.5도 목표를 달성할 경로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구 해수면은 온난화로 남북극이나 고지대 빙하가 바다로 녹아들면서 점점 더 빨리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해수면은 최근 100년 동안 가장 빨리 상승했습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도 "해수면 상승은 장기적으로 경제, 생계, 정착지, 보건, 복지, 식량, 물, 문화적 가치에 닥치는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구테흐스 총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어떤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중국, 인도,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는 모두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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