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링’으로 차별화 강조한 서울런…실상은 '속 빈 강정' 우려
수강 대상 11만명·멘토는 500명 불과…분야 늘어나는 내년이 난항
서울시 "현재는 자원봉사 의존…내년 예산 증액돼야 추가 확대 가능"
2021-08-10 06:00:00 2021-08-10 0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교육 콘텐츠 차별화로 내놓은 서울런의 '멘토링 서비스'를 두고 시작 전부터 부실 운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과, 비교과, 예체능까지 교육 제공 범위가 광범위함에도 불구하고 멘토 관련 예산이 '0원'이기 때문이다. 멘토링은 서울시가 교육청의 고유 업무와 차별화를 주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서울런의 주요 기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자원봉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무너진 교육 사다리를 복원해 점점 커지는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서울형 교육 플랫폼'(가칭 서울런)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9일 발표했다. 서울시민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지원하는 에듀테크 기반의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완성시켜 나가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도입~확산~정착 단계를 거쳐 청소년→청년→모든 시민으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도입 단계인 올해는 저소득층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 및 멘토링을 제공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오는 16일부터 서울시 소재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서울런 온라인 멘토단’을 1차 선발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런 수강 대상인 저소득층(수급권자 및 중위소득 50% 이하 차상위 계층), 학교 밖,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약 11만명이다. 올해 멘토단 선발 규모는 약 500여명으로 멘토 1명당 학생 수는 220명이다. 강남구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강남인강' 수강률 10% 수준인데 반해 서울런 수강비율은 이보다 높아진다고 해도 멘토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는 교과목과 관련된 온라인 중심의 멘토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멘토가 필요할 경우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른 프로그램이랑 연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문제는 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는 오프라인 과목이 늘어나는 내년부터다.
 
올해 서울시는 서울런 사업에 58억원의 예산을 계획했지만 서울시의회에서 22억원이 깎인 36억원만 배정 받았다. 당시 서울시는 "깎인 예산은 기존 인프라와 인력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분야별 멘토 수의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려면 내년에는 관련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 회원 가입을 받을 때 학생들한테 어떤 분야의 멘토가 필요한지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며 "올해는 교과나 진로 관련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안정적으로 멘토단을 운영하려면 내년에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울런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지만 지난 7월 추경안 심의 당시 서울시의회 의원들 대다수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과 사업이 중복되고 EBS 등 무료 인터넷 강의가 있고 상황에서 사교육 시장을 조장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채유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노원5)은 당시 "서울런과 비슷한 강남구 인터넷 수능방송 수강률은 4%에 불과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29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서울시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에서 시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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