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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롯데쇼핑(023530)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배 이상 올랐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하반기 체질 개선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을 견인한 백화점과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전부 적자인 데다 주력하고 있는 이커머스 부문의 적자가 커지고 매출도 줄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은 2분기 지난해보다 10.4% 감소한 매출 29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320억원으로 30억원 늘었다. 광고비, 판촉비, 시스템 안정화 등 판관비가 4.3% 늘었으며, 외형 확장을 위해 셀러 수수료를 감면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구조조정에 따른 이익 개선보다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증가의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에서는 프로모션과 외부 셀러 확보를 위한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3분기 이익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통해 온라인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쇼핑 역시 이커머스 역량 재정비를 통해 고성장세를 시현해야할 시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의 신선식품 역량을 활용한 그로서리 부문 강화에 힘쓰는 한편, 패션·뷰티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대형마트 사업부 등의 온라인 관련 인력을 이달부터 이커머스 사업본부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으로 채널을 통합하기 위한 차원으로 기존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인력 이동보다는
신세계(004170)그룹의 SSG닷컴처럼 분사 수순을 밟아야 회계 분리와 명확한 성과 책정이 가능해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롯데쇼핑은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반기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가능성도 높다. 최근 매물로 나온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인터파크와 다나와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여행과 티켓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나와를 인수하면 최저가 비교 서비스 경쟁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처럼 롯데쇼핑과 11번가의 협력 관계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롯데쇼핑은 11번가를 통해 상품 구색을 대폭 확대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11번가는 롯데 등 국내 유통 기업뿐만 아니라 오는 8월 아마존 글로벌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기업공개(IPO)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ON의 트래픽과 셀러수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커머스 사업 성장 전략 방향에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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