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1부(재판장 최병률·원정숙·이관형)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대표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은 "1심은 인턴 확인서가 (대학원) 필수 제출 서류가 아니라서 당락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정황을 유리한 사정으로 들었다"며 "반대로 생각하면 필수 서류가 아니어서 다른 지원자가 쉽게 생각할 수도 구할 수도 없는 법무법인 인턴 확인서로 더 돋보이는 스펙"이라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최 대표 범행으로 조국 전 장관의 아들이 이전과 달리 수월하게 대학원에 진학해 병역 문제가 해결됐고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돼, 취득한 이득이 없었다는 양형 사유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 측은 "인턴 활동을 전혀 안 했다는 전제가 공소사실"이라며 "원심은 판결 이유에서 인턴 활동을 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이 주로 휴일 몇 차례 있던 불상의 업무여서 확인서 내용과 일치하지 않고, 정기적인 업무 수행 자체가 없어 입학 담당자의 오인·착각을 일으킨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 변호인은 원심이 인턴의 정의를 주관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각종 공공기관 등에서 인턴을 단기간 견학이나 진로체험 활동에도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인 점을 내세웠다. 과거 전주지법의 3일짜리 단기 프로그램이 인턴십으로 불렸고, 법원에서 인턴십 이수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최 대표가 발급한 확인서에 기재된 16시간은 비법률 사무인 복사와 청소 등을 제외한 영문 번역 등 누적된 업무 보조 시간이라는 변론도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확인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며 "친한 선배의 아들에게 확인서를 작성해 준 것 뿐으로 그 후에 비서관이 되는 과정에 어떤 커넥션이 있는 것처럼 한 건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양측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 여부와 기소 전 검찰 내부 논의 과정의 적절성, 표적 기소 여부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소속 변호사였던 2017년 10월쯤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탁으로 아들 조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대학 입학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 대표가 '2017년 1월10일~10월11일 조씨가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문서정리와 영문 번역 등 업무 보조 인턴 역할을 수행했음을 확인한다'는 허위 확인서에 날인했다고 본다.
1심은 최 대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대표에 대한 다음 공판은 10월 29일 열린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언유착' 허위사실 유포 혐의 관련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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