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11조 뿌렸는데…여행업계 ‘그림의 떡’
재난지원금, 6일부터 1인당 25만원 지급
오창희 회장 "국내 단체 여행 수요 없어 효과 미미"
재난지원금, 온라인 여행·숙박 상품 결제 안 돼
트래블버블 확대도 하세월…업계 "정부 지원 세심해야"
2021-09-12 08:00:00 2021-09-12 08:00:0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총 11조원 규모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여행업계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아직 국내 단체 여행 수요 회복이 미진한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미지수란 것이다. 재난지원금 사용처도 온라인몰의 경우 제한이 있어 여행·숙박 상품 대부분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업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여행사들은 30명이나 50명씩 단체 여행 모객을 할 수 없으니 재난지원금 효과가 크게는 없다"면서 "4명씩 가는 소규모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선 혜택이 덜 하다"고 여행사들의 현재 상황을 전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난지원금은 첫 날에만 총 507만명이 신청하며 1조2666억원이 지급됐다.
 
음식점과 카페 등 일반 자영업자들은 이번 재난지원금이 매출 증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의 경우 '남의 나라 이야기'란 반응이 대부분이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같은 온라인몰에선 결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행·숙박 관련 상품 대부분은 야놀자나 여기어때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경우가 많다. 하나투어(039130)모두투어(080160) 등 대형 여행사들도 온라인몰에서 여행 상품을 구성하고 있어 재난지원금을 쓰기엔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대형 여행사의 경우 지역 대리점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을 경우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현장 결제만 가능하다. 아직 정상 영업을 시작한 곳도 많지 않을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온오프라인 모두 재난지원금 사용이 막혀버린 셈이다.
 
여기에 올초 기대감을 모았던 트래블버블 확대도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연내 확대 가능성이 낮아져 여행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업계가 손실보상법에서도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했었는데 이번 재난지원금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여행업계에 대한 코로나 지원을 보다 세심하고 정교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전국 여행업계 대표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여행협회의 여행업 생존 총궐기대회'에서 여행업 보상 포함 손실보상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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