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제3지대' 대선주자 김동연 후보(전 경제부총리)가 제안한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가 여야 후보들의 호응을 받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는 추석 이후 실무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며, 일부 국민의힘 후보캠프에서도 긍정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는 1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저희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를 받았고, 실무협의를 하자는 단계까지 와있다"며 "이낙연 후보 측에서도 '좋은 제안이고 의미있는 시도다', '논의하고 싶다'고 긍정 답변했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후보가 출마선언을 통해 공식제안을 하자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 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국민의힘 후보 캠프 한두 곳에서도 긍정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실무협상은 민주당 경선 문제 등이 있어 추석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는 설명이다.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는 여야 후보들이 대선과정에서 공통 제안한 공약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여야 정치권이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기구다. 이긴 후보는 주도적으로 공통 공약을 추진하고, 패배한 후보는 그것을 지원하자는 취지다. 시민대표와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이행 강제성을 높인다.
실제 지난 19대 대선 당시 5당(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대통령 후보들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6.13 지방선거 동시 개헌 △자영업자 카드수수료 대폭 인하 △배우자 공동출산 휴가 확대 △최저임금 대폭 인상 △검찰개혁 등에 한 목소리를 냈지만, 대선 이후에는 여야 입장차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김 후보도 "19대 대선 때 중요한 정책과제 크게 80개 정도가 공통공약이었고, 국정과제도 80% 이상 거의 내용이 같다"면서 "대부분의 정당이 함께 공약한 내용들은 비교적 국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내용들이 많을 것이며, 이런 것들을 추진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여야 유력 후보들의 호응이 장기적으로 김 후보의 '제3지대'와의 연대 혹은 흡수를 염두에 둔 차원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것이 서로의 선거전략이 되어선 안 된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정말 국민과 우리 사회를 위해서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런 것들이 발전되면 협치 또는 낮은 단계 연정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후보단일화까지 갈 성격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부연했다.
‘제3지대’ 대선주자 김동연 후보(전 경제부총리)가 제안한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가 여야 후보들의 호응을 받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김 후보가 14일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점주의 서울 마포 호프집을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이다. 사진/김동연 캠프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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