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동향)미래먹거리 찾는 신동빈 회장…'유통 강자'로 거듭날까
외부 전문가 잇달아 영입하며 인적 쇄신 나서…오프라인 사업은 구조조정
신사업 조직 잇단 신설해 주요 계열사 성장 동력 확보 분주
가구 1위 한샘 품고 향후 과감한 M&A 나설지 주목
2021-09-26 06:00:00 2021-09-26 06:00:0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외부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인적 쇄신에 나서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에서 새로운 시도, 공격적인 투자 진행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었던 롯데그룹이 체질 개선을 통해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장을 대거 영입하고, 인재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지주(004990)는 디자인경영센터를 신설하고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초대 센터장(사장)으로 선임했다. 배 교수는 1971년생으로, 롯데그룹 사장급 인사 중 가장 젊어 파격적이란 평가다.
 
신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꾸리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헬스케어팀은 삼성전자에서 헬스 서비스·플랫폼 총괄 파트장 출신의 우웅조 상무가, 바이오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근무했던 이원직 상무가 이끈다. 
 
그간 M&A에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신 회장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한샘 공동 인수에 나서며 신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가 한샘에 투자하면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을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고 가전 업체인 롯데하이마트와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쇼핑(023530)은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재무적투자자 자격으로 300억원을 투입했으며, 최근에는 하이마트가 내달 자사 온라인몰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롯데지주(004990) 커뮤니케이션실 산하 브랜드경영TF를 신설해 기존 롯데지주와 BU 등 3개 조직에서 별도로 담당하던 브랜드 관련 업무를 통합운영한다. 향후 BU 및 계열사의 브랜드 관련 업무 책임자 등으로 구성된 '브랜드 협의체'도 조직해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브랜드 전략과 정책 관리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최근 MZ세대를 겨냥해 힙합 아티스트 크루인 DPR의 DPR라이브, DPR CREAM과 함께한 CM송을 선보였다. 기업 브랜드 광고도 롯데의 신성장 동력인 △미래먹거리·식료품 연구 △스마트 쇼핑플랫폼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 △정보기술(IT) 기반 스마트 호텔 솔루션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짧게 구현했다. 공익광고를 연상케 한 이전 영상과는 달리 유튜브 채널에선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다.
 
신 회장은 오프라인 매장 혁신에도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60여개의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 점포도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롯데백화점은 올해 4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같은 계열사인 롯데마트와 롯데하이마트(071840)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맞춰 젊은 인재 수혈을 위한 인적 쇄신 차원으로, 젊은 인력을 많이 채용해 변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대신 롯데백화점 동탄점·아울렛 타임빌라스 등 신규 출점하는 점포는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설계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탄점은 2030 동탄맘을 겨냥해 전국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를 조성하고, 체험형 콘텐츠로 절반 이상을 채웠다. 타임빌라스 역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휴양지 같은 분위기로, '자연 속 휴식' 컨셉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구상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오프라인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으나 기대감 대비 실적 개선이 빠르지 못하다는 점이 아쉽다"면서 "온라인 영업에서도 경쟁 플랫폼 대비 성장률이 뒤처지고 있으나,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한 만큼 해당 성과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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