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유승민 '삿대질' 진실공방…홍준표만 웃는다
현장 관계자들 "윤 후보 누가 봐도 화난 모습"…정법 논란에 윤석열 무속 파문 확산
2021-10-07 18:07:27 2021-10-07 18:07:27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 '삿대질' 진실 공방이 거세다.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였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지만, 사건 진위를 놓고는 양측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두 후보의 진흙탕 싸움 속에 '홍준표 후보만 웃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7일 다수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5일 TV토론회를 마친 뒤 유 후보에게 먼저 다가간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는 누가 봐도 화가 난 모습이었다는 전언이다. 고성과 몸싸움까지는 없었지만, 최재형 후보는 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자 자리를 뜨다 세트장에서 넘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윤석열 캠프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토론회가 끝난 직후 무대 위에서 모든 경선후보들을 찾아가 일일이 악수를 건넸고, 유 후보에게도 웃으며 '선배님,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악수를 했다"며 "정법은 그 분 유튜브 동영상을 한 번 보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윤석열 캠프는 유 후보가 악수한 손을 뿌리치고 갔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승민 캠프는 윤석열 캠프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유승민 캠프는 "윤 후보와 악수하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윤 후보가 대뜸 '정법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법 유튜브를 보라', '정법은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법에게 미신이라고 하면 명예훼손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 면전에 손가락을 흔들며 항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윤 후보와 악수한 손을 뿌리쳤다는 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양 캠프 모두 당시 상황을 녹음한 내용은 물론 스튜디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자는 주장까지 하고 나섰지만, 현재 CCTV는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CCTV가 있어 진실을 가려내도 두 후보 모두 얻을 건 없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7일 다수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우)는 지난 5일 TV토론회를 마친 뒤 유승민 후보(좌)에게 먼저 다가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사건의 양상은 윤 후보가 유 후보에게 언급한 '정법'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이 토론회 직후 나눈 이야기에 대해선 말이 엇갈리지만, 정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정법은 자신 스스로가 윤 후보의 멘토라고 주장하는 인물인 '천공스님'이 정법이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강의다. 
 
윤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에게 '정법 유튜브를 보라'고 한 건 사람마다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천공스님이) 미신, 점 보는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천공스님을 두둔한 셈이기도 해, 윤 후보를 향한 무속 논란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승민 캠프는 "윤 후보가 두둔한 그 정법 강의는 자칭 '홍익인간 인성교육'이라고 하면서 일반 상식과 맞지 않는 내용들이 다수"라면서 "유튜브에 게재된 '11582강 아빠랑 살래 엄마랑 살래'에서는 '엄마는 근(根)이 없어 아이를 키우면 안 된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본 사람들이 있고 대통령 후보인 만큼 검증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부분이기에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언쟁에 홍 후보는 내심 즐기는 분위기다. 자신과 야권 후보 지지율 1위를 놓고 다투는 윤 후보와 추격자 입장에 서 있는 유 후보가 서로 공방을 벌이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간 막말 이미지가 강했던 홍 후보로서는 되레 이런 싸움에 끼어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점잖아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6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8차 정기 조사' 결과, 호감이 가장 떨어지는 대선후보를 묻는 질문에 홍 후보는 4.8%로, 이재명(30.8%), 윤석열(28.2%) 후보에 비해 상당히 낮게 나타났다. 과거 그의 막말 이미지를 고려하면 의외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문제도 아니고 '정법이 뭐길래, 왜 싸우지'를 생각하게 하는 상황이 됐다"라면서 "홍 후보가 되레 정책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 후보가 경거망동한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젠틀하다는 이미지가 퍼지고 있어 어부지리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윤석열(좌) 후보와 유승민 후보(우)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2021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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