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등 서울고검 산하 검찰청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여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이 지난해 4월 고발됐는데, 윤 전 총장이 물러난 뒤 올 7월에야 증권사들을 압수수색했다"면서 "이게 1년 이상을 끌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주가 조작 사건이 쉽지 않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라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어려워서 수사가 늦은 것이냐"고 묻자 이 지검장은 "압수수색이 바로 될 수 있는 게 아니고, 필요성이 소명돼야 영장이 발부되며, 이에 앞서 금융 계좌 추적이 상당 부분 진행돼야 압수수색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기간이 길어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적어도 수사 착수는 일찍 됐어야 했는데, 검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 검찰총장 가족 관련 사건이다 보니 총장이 나간 뒤에야 비로소 수사를 한 게 아니냐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우연이 여러 번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윤 전 총장 장모의 사문서위조 등 가족 사건만 전부 다 무혐의로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야당 의원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고들었고,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과정에서는 여당 의원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 지검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의 주체는 성남시고 성남시장이 최종 인허가권자인데, 왜 성남시청은 아직도 압수수색을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또 "김만배씨 녹취록에 '천화동인 절반은 그분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다”며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배당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철저히 밝혀야 하는데, 검찰에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고발장 접수 후 바로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녹취록을 바탕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전 의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검사장들은 국민이 아니라 권력에 충성한 분이 대부분"이라고 질타하자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이 자리에는 소위 친윤(친윤석열)이라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는데, 국감 증인들을 모욕하는 발언은 삼가 달라"고 맞받았다.
이에 전 의원은 "검찰이 라임, 옵티머스 사태 등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한 사례가 뭐가 있느냐"며 따졌고, 같은 당 윤한홍 의원도 "야당 의원이 국정감사하면서 '친정부', '친문' 등 검사를 질타할 수도 있는 것인데, 검찰 출신 송 의원은 검찰청 대변인이냐"고 거들었다.
이후 박광원 위원장이 중재에 나서고,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야당에서 질타하고 꾸중도 할 수 있으나, 법조인은 명예가 생명이니만큼 서로 조심하자"고 언급해 설전은 일단락됐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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