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거래 재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유증 리스크 여전…증권가 사실상 매도 의견
증권가, 목표주가·투자의견 잇따라 하향…발행주식 대비 1.59배 신주 발행에 주주가치 희석
2021-10-25 06:00:00 2021-10-25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로 거래가 정지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042670)의 거래가 오는 26일 재개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9월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와 8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결정, 지난 8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유증을 막기 위해 무상감자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던 만큼, 거래 재개 이후 유상증자 리스크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현대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 유상증자 이후 주식가치 희석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시작된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거래정지가 이날 종료돼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액면가액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5대1 무상감자와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거래가 정지됐었다.
 
표/뉴스토마토
 
올해 초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와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부문 분할에 따른 두산중공업 지분 가치에 상승세를 이어왔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과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8월26일 무상감자·유증 소식이 처음 전해진 이후 거래가 정지된 지난 7일까지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36.72%나 급락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그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특히 논란이 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기존 발행주식총수(7952만3334주)의 약 1.59배 수준인 1억1510만7913주를 신주로 발행할 예정이다.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유통주식수 증가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 희석을 우려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도 컸다. 개인투자자들은 유증을 막기 위해 무상감자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무상감자 안건은 임시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주주들의 반대가 컸지만,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 자체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유상증자 발행액이 6950원으로 기준주가 1원1200 대비 20% 할인된 가격이며,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인 현대제뉴인도 이번 유상증자에 초과청약을 포함해 100~120%를 참여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더라도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인수회사가 전량 인수할 예정으로 자금마련에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연결 부채비율은 2021년 7월1일 기준 453% 수준에서 유상증자(8000억원 기준) 완료 후 25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유상증자 소식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각 신평사들도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다만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도 증권가 전망은 밝지 않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과 함께 두산중공업의 높은 매출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판매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3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1.5% 급감한 119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헝다그룹 이슈로 중국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된 영향이다. 
 
증권가의 목표주가 하향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목표주가를 각각 9900원, 9700원으로 하향했으며,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기존에 제시했던 목표주가(1만원)를 삭제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 수를 반영할 경우, 국내 비교 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족하다”며 “중국 시황 악화로 내년 ‘연간’ 매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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