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 식별추적 시스템 구축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익법센터 어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사단법인 정보인권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9일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생체인식 감시시스템 구축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사후 대책 마련을 위한 법무부 장관 면담도 요청했다.
지난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입국 심사와 공항 보안 목적으로 얼굴·행동인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원격 감시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1억건이 넘는 데이터가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는 외국인의 얼굴 사진과 내국인의 출입국 심사 정보 등이 포함됐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체크 카운터.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뉴시스
시민단체는 얼굴과 같은 생체정보는 쉽게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정보인 만큼,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했다. 얼굴인식 기술의 안전성을 연구·관리·통제할 국가기관이 공적 목적으로 수집한 생체정보를 민간기업의 얼굴인식 활용 기술개발에 제공한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사회는 이번 사안이 알려진 직후 생체인식 감시시스템 구축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사업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에 외국인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한 모든 과정은 '개인정보의 목적 외 처리'를 금지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이는 생체정보를 활용한 실시간 원격 감시 시스템에 대한 규제방안을 마련한 미국·유럽 등과 달리 국가가 나서 민간기업에 대규모 공적 데이터를 넘겨준 것으로 국민보호라는 국가 존재 이유조차 저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생체인식기술 기반의 시스템 활용을 즉각 중단하고, 인공지능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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