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곽상도 의원직 상실…검찰, 이르면 다음주 소환
'국회 방패' 내린 곽 전 의원, 검찰 수사 속도
대가 받고 화천대유-하나은행컨소시엄 연결 혐의
하나은행 전 부행장 출신 화천대유 고문도 조사 대상
'대장동 3인방' 구속 기소전 곽 전 의원 소환 가능성
2021-11-12 06:00:00 2021-11-12 08:36:58
 
[뉴스토마토 정해훈·박효선 기자] '화천대유 50억 그룹' 의혹에 휩싸인 곽상도 전 의원(무소속)의 사퇴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곽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이르면 다음주 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1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총 투표수 252표 중 찬성 194표, 반대 41표, 기권 17표로 곽 의원이 제출한 사직안을 처리했다.
 
1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2015년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참여자 공모 당시, 곽 전 의원이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김정태 하나금융 지주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곽 전 의원과 김 회장, 김씨는 성균관대 동문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 취업했다가 퇴직할 때 받은 50억원과,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50억 그룹' 중 한 명으로 거론된 점 등을 정황 증거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은 천화동인6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6일 국정감사에서 '50억 약속 그룹'에 포함된 사람 중 한명으로 곽 전 의원의 이름을 공개했다.
 
11일 의원직을 사퇴한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달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 원'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곽 전 의원을 겨냥한 검찰 수사망도 좁혀지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 아들을 두 차례 걸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데 이어,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주주로 참여한 대장동 개발사업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사외이사로 일했던 이 모 부장을 최근 참고인으로 불러 2차 조사했다. 이 부장은 하나은행 소속으로  대장동 사업을 담당했으며, 성남의뜰 내에서 하나은행 측 이익을 대변했다. 
 
검찰은 이 부장에 이어 이현주 전 하나은행 부행장(KTB투자증권 이사회 의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이 전 부행장은 김씨가 직접 운영하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했다. 법조계 유명 인사들로 채워진 화천대유 고문 중 유일한 금융권 인사로, 2015년 하나은행을 그만둔 이 전 부행장을 2017년 이 부장이 추천했다고 한다. 
 
화천대유 측은 앞서 이 전 부행장이 고문 재직시 금융권 대출을 저렴하게 받을 수 있도록 자문해주는 역할을 맡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날 "이 전 부행장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들어간 2017년은 (개발사업 등) 투자와 연결되던 때가 아니다"라며 "투자가 아닌 단순 금융관련 자문역을 하기 위해 (화천대유) 고문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 시점는 김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에 대한 기소 전으로 예상된다. 김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1차 구속기한 만료일은 오는 12일이지만, 수사팀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김씨의 건강 문제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검찰은 구속기간을 이달 22일까지 10일 연장했다.
 
다만,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한 혐의 적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는 신중한 눈치다. 김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에는 아들을 통해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뇌물로 건넨 혐의를 적시했지만, 최근 알선수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에게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려면, 공모 관계인 김씨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 검찰로서는 김씨에 대한 공소장에 이를 적시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만만치가 않다. 대가성 문제 때문이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전직 고위검찰 출신 법조인은 "뇌물이든, 알선수재든 대가성이 입증돼야 법원에서 유죄 선고가 내려질 텐데 현재로서는 대가성이 규명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곽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와 관련해 어떤 일도 하지 않았고 어떤 일에도 관여되지 않다"면서 "국회의원 자리 뒤에 숨어서 회피하지 않겠다. 저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이 수사를 통해 소상히 밝혀지고 진실이 규명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측도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곽 전 의원에게 (하나은행 컨소시엄 관련)로비나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검찰에서 이미 수차 진술을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정해훈·박효선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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