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1일 "저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분들도 다 존중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전남 목포의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 앞에는 그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규탄 집회와 그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응원전이 동시에 열리며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혹시 모를 양측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 병력도 배치됐다.
11일 목포 시민사회단체들이 윤석열 후보의 방문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11일 윤석열 지지자들이 '윤석열 정권교체'를 외치면서 경찰들에 둘러싸여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기념관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5·18 묘지와 오늘 현장에서도 지지자와 반대자가 함께 있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다 존중한다"며 "제가 차기 정부를 맡더라도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다 포용하고 모든 국민들을 모시고 통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화순과 광주, 목포에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까지 찾는 이번 일정이 국민통합 차원임을 분명히 한 것. 그래선지 그는 이날 방명록에 "국민 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서울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 도서관을 꼼꼼히 둘러봤는데 목포에서도 노벨상기념관을 꼭 가고 싶어서 왔다"며 "DJ의 민주주의, 인권은 평생 살아오신 궤적이고, 대통령이 되신 후 자신을 힘들게 한 분들을 다 용서했다"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렸다. 특히 "김대중 정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게 국민 통합"이라며 "국민 통합으로 어려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단단히 놓으신 그런 행적과 지혜를 오늘 이 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여기에 있는 여러 전시물들을 보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말했다.
호남에 대해서는 "과거에 여기서 근무도 했는데 이 지역 구석구석을 근무하는 기간 동안 다 둘러봤다"며 "친구도 많고 그래서 저한테는 호남이 어색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연고를 강조했다. 전날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를 써 논란이 인 것에 대해선 "(반듯이)는 똑바로라는 뜻인데 과거에 호남 출신 동료들이 잘 쓰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지역감정, 지역갈등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는 "대한민국 전 지역이 균형있는 발전을 해 경제 성장과 번영에 있어서 소외가 되지 않아야 한다"며 "중요한 국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많은 공직자들도 여러 지역에서 기회가 제한되면 안 된다"고 했다. 또 "균형발전과 통합도 중요하지만 세대간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가 다 똑같이 균형 있고,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게 해야 한다"며 "결국 대통령이라는 것은 갈등과 의견 차이를 조정해 나가는 게 결국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가 운영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앞서 전날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들의 반대 시위로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묵념으로 참배를 갈음해야 했다. 서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그는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자신의 '전두환 미화'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목포=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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