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국가출하승인 없이 제품을 판매해 행정처분을 받은 가운데, 정부 부처들이 관리감독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허가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단계를 면밀히 들여다본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질병관리청은 보툴리눔 균주 제출 의무화가 담긴 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은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이 시중에 판매되기 전 당국이 품질을 검증하는 절차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포함한 생물학적 제제는 시판 전 국가출하승인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당시 국가출하승인 위반 품목은 파마리서치바이오 △리엔톡스주 100단위 △리엔톡스주 200단위, 휴젤 △보툴렉스주 △보툴렉스주 50단위 △보툴렉스주 150단위 △보툴렉스주 200단위 등이었다.
식약처 발표 이후 휴젤은 입장문을 통해 식약처가 업계 유통 관행에 무리한 해석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수출용 제품을 국내 업체에게 판매해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휴젤은 "국내 판매용 제품은 전량 국가출하승인을 받아 왔으며, 식약처의 행정처분 대상이 된 제품은 수출용 의약품임을 다양한 근거를 바탕으로 소명해 왔다"라며 "그럼에도 식약처가 기존에 안내되거나 문제되지 않았던 유통 관행에 대해 종전과 다르게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결국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적절하고 필요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전날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복수의 기업들이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식약처의 조치가 현실을 모르는 행동이었다고 말씀하시는 것들을 듣고는 있다"라며 "필요하다면 법원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법령에 따라 취한 적절한 조치였다"라며 앞으로도 국가출하승인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뉴시스
질병청은 보툴리눔 톡신 핵심 원료인 보툴리눔 균에 대한 관리 실태 조사 결과를 근거로 관리감독 강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질병청은 툴리눔균 국내 보유 기관과 업체를 조사하고 취급자 보안관리, 균주 불법 취득, 허위 분리신고 의심사례 등 관리 미흡사항을 확인한 바 있다.
기존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보툴리눔 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에는 균주 제출 의무화 등의 내용이 포함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보툴리눔 균처럼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생물테러 감염병 병원체 관리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개정안은 입법 속도를 위해 정부 입법보다는 국회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질병청 생물안전평가과 관계자는 "개정안 마련 취지는 보툴리눔 균뿐만 아니라 생물테러 감염병 병원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지적 사항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고 여기서 도출된 문제점과 관리 방안을 마련했다"라며 "국회에서 검토해서 법안 개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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