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중 금리는 오히려 하락세다. 정부의 저신용자 대책, 금융기관별 자금 수급 여건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 은행권, 예금ㆍ대출 금리 동시 내려
금통위는 지난달 17개월간 2%로 유지됐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시중은행 금리 역시 바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우리은행은 금리를 0.1~0.3%포인트 내려 5.01~6.03%, 신한은행도 0.4% 하락한 4.09~5.91% 수준을 보였다.
출시 반 만에 20조원을 넘은 코픽스 연동 대출의 경우 잔액기준 코픽스는 지난 3월 0.01%포인트 오른 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저금리가 상당히 오랜 기간 유지됐기 때문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신한은행은 '희망대출' 금리는 최고 1%포인트 낮췄고 하나은행도 소액 서민대출 상품 '하나 희망둘더하기' 금리를 2~4%포인트 내렸다.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는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등으로 주택대출수요가 줄자 은행들은 신용대출에서 새 대출수요를 찾고 있다.
하지만 예금금리 역시 동반하락하고 있어 예대마진 등 순이자마진(NIM)에는 큰 부담이 없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 1년만기 키위정기예금 최고금리를 4%에서 3.9%로 0.1%포인트 내렸고 국민은행도 이번 주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3.7%로 지난달에 비해 0.15%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등 금융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정기예금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 캐피탈, 20%대 금리 나와
저축은행은 올해 초부터 금리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시중은행 특판예금보다 낮은 3%대후반~4%대 초반 금리를 주고 있다.
작년 말, 8%까지 고금리 상품을 내놓던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짠 금리를 주는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폭탄으로 순익이 줄면서 수신여력이 떨어졌기 때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회계년도 기준으로 105개 저축은행 중 28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4726억원으로 전년도 순익 469억원에 비해 5000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캐피탈 업계의 경우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의 '고금리' 비판 발언 이후 부쩍 인하폭이 커졌다.
IBK캐피탈은 모행(母行)인
기업은행(024110)으로부터 1000억원을 지원받아 최저 연22%금리로 운영되는 '휴우론 레인보우'를 출시했다. 캐피탈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다.
앞서 하나캐피탈이 최고금리를 연 36%에서 29%로, 현대캐피탈은 39.99%에서 34.99%로, 롯데캐피탈은 39.99%에서 34.90%,
아주캐피탈(033660)은 39.90%에서 34.90%로 금리를 내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3년전 기준금리가 5%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도 상당히 저금리"라며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각 금융기관별 상황 등이 실세 금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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