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최근 3년간 국내 무인이동체 기업 매출이 40% 가까운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론을 비롯한 무인이동체 종사 기업 수 역시 5년 사이 6배가량 증가했다.
다만 성장 속도에 상응하는 내실을 다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력 구조나 기업 소재지 등의 편중 현상이 심했고, 대부분 종사기업들의 업력이 짧아 개발 연속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무인이동체원천기술개발사업단이 14일 발표한 ‘2020년 무인이동체 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8개 무인이동체 종사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은 678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4629억원) 대비 46.6% 증가한 규모다.
국내 무인이동체 매출 변동 추이. 자료/과기정통부
무인이동체는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이동체를 의미한다. 드론·무인기(공중), 무인지상차량(육상), 무인선박·잠수정(해양) 등을 통합한다.
무인이동체산업 실태조사는 국내 공중·육상·해양 분야의 무인이동체 사업 종사 기업체를 대상으로 무인이동체 산업 전반의 현황을 파악해 정부의 연구개발 정책과 산업육성 전략 수립에 필요한 통계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지난 2016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6번째 조사결과다.
무인이동체 산업은 최근 수 년간 빠른 성장을 이뤄왔다. 조사가 처음 시작된 2016년 53개 기업이 2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에는 종사 기업 수가 6배, 매출은 3배가량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의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더라도 39.2%의 높은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크고 있는 분야답게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이동체 관련 기업에 총 1328억원의 투자가 진행됐다. 기업 자체 투자가 1008억원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했고, 정부지원이 나머지를 채웠다. 총 투자의 76.4%는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됐다.
하지만 무인이동체 산업이 내실있게 발전하고 있는지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드론 등 특정 이동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하게 높고, 공공기관의 매출 발생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까닭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무인 이동체 전체 매출의 80.8%는 공중 분야(드론)에서 발생했다. 육상과 해양 분야의 매출 의존도는 각각 12.0%, 6.0%에 그쳤다. 무인이동체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탑재하는 카메라 등의 장비 매출은 1.2%를 차지했다. 또한 전체 매출액 중 66.5%가 정부 및 공공기관에 의존했다. 뒤이어 민간기업 20%, 기타 13.4% 순이었다.
인력 구조도 공중 분야에 치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종사 인력은 3131명인데, 이 중 76.0%(2384명)이 공중 분야에 속해 있었다. 직무로는 연구개발(R&D)이 68.1%로 가장 많았다.
아울러 무인이동체 사업 업력이 5년 이하의 기업이 전체의 65.9%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업력이 10년 이상 된 기업은 9.7%에 불과했다. 또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8.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그럼에도 무인이동체 산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향후 3년간 해당 분야에 5021억원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다. 부문별 투자 우선 순위는 R&D 76.1%(3819억원), 시설·장비 20.4%(1,023억원), 교육·훈련 3.2%(160억원)순이다.
관련 산업 인력도 2025년 563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채용시 가장 필요로 하는 직무수행능력은 기체설계 및 조립(66.9%), 시험평가(54.5%), 탑재SW(50%) 순으로 조사(중복 채택)됐다.
이주원 과기정통부 융합기술과 과장은 “무인이동체 산업은 정부의 다각적인 정책에 힘입어 높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무인이동체 원천기술개발사업 등 정부의 R&D 과제들이 완료되는 2020년대 후반쯤 내실있는 성장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아직 국내 무인이동체 시장이 공공부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민간시장 확대를 위한 각종 서비스 등 사업모델 개발·확대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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